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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                                                                       

                                                                                서순옥
 
한 사람은 소주 한잔에 밥 안주도 지상낙원이라고 할 때
한 사람은 금수저로 금싸라기 밥 먹고도 지상지옥이란다
 
한 사람은 이상향 좋아 최상의 유토피아를 꿈꿀 때
한 사람은 미지의 꿈에서 환상의 유토피아를 꿈 꾼다
 
한 사람은 노동의 실현으로 행복의 조건을 배워 나갈 때
한 사람은 사과나무를 심지 않은 태생의 본질을 논 한다
 
불만과 욕심이 가득하여 아래로 아래로 기울기만 하고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한 쪽은 엉덩방아만 내리 찍는다
 
무엇을 얼마나 더 버려야만 평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얼마나 어떻게 더 성찰해야만 밑바닥을 면할 수 있을까!
 

●서순옥 시인- 문예춘추(시인과육필) 신인상 시부문, 아동문학세상 신인상 동시부문, 문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조부문, 울산문인협회 회원, 울산아동문학회 회원, 저서 『묻어야 할 그리움』
 

▲ 최종두 시인
세상은 어쩌면 모두가 시소게임이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금수저가 있으면 흙수저가 있는 것처럼 한 쪽이 웃으면 한쪽은 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영원할 수 없다.
 나는 서순옥 시인이 상세한 첫 시집 '묻어야 할 그리움'을 읽고 나서 유달리 그리움을 타는 시인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그리움은 그의 천성에서 우러나온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때 묻지 않은 진정함에서 승화된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가난한 이웃이나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난 불우한 시설의 어린이들. 우리가 모두 가난했을 때의 모정을 시의 세계로 접목시켰던 그의 작업이 이제 보다 아름답고 보람된 열매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서순옥 시인은 자비심의 참뜻을 이제 터득하고 있으며 거주지에서 몇 발자국이면 만나는 태화강을 사랑하고 모두와 평화롭게 삶을 누려야한다는 사상을 굳히고 있는 듯하다.
 이런 아름답고 순수한 시인의 눈에서도 음지와 양지는 또다시 괴로움이 되었던 것일까. 다른 시인들이 거의 지나쳐버리는 사물을 아름다운 시의 소재로 삼고 있는 서순옥 시인은 머지않아 달관의 경지에서 황금수저의 시를 낳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최종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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