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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13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을 노리는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의 여당 대결 파트너로 송철호 변호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참여정부 때 장관급인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내면서 높은 지명도와 인지도를 갖춘 송 변호사가 더불어 민주당의 대표주자로 울산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김 시장과 양강 구도를 이루면서 양쪽 모두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2일 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 등에 따르면, 송 변호사는 최근 당 최고위원인 임동호 시당위원장과 심규명 남구갑 위원장 등 시당 핵심인사와 협의를 갖고 자신이 내년 울산시장 선거에 나서기로 사실상 내부 방침을 정했다.
 당초 송 변호사와 함께 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임 시당위원장은 최고위원 역할에 집중한 뒤 다음 총선 때 비례대표로 추천키로 했으며, 심 위원장은 지방선거 출마를 접는 대신 공기업 임원 진출을 모색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양쪽 모두 쉽지않은 선거 될 듯
물론 이들 외에 여당 내에서 1~2명의 출마예상자들이 추가로 거명되고 있어 송 변호사가 울산시장선거의 민주당 대표주자로 뛰기 위해서는 당내 경선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시당 내 핵심 3인방이 이 같은 역할론에 합의한 것 만으로 사실상 후보로 낙점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관측이다.
 송 변호사가 여당의 울산시장 유력 주자로 거명되는 것은 현재 울산 민주당 내 그만한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춘 마땅한 인물이 없는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지기 '절친'으로서 새 정권의 성공을 위한 역할론으로 울산시장 만한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시당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변호사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울산시장 출마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우리당에는 저 외에도 휼룡한 인품을 갖춘 분들이 많다"면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여러가지로 깊이 생각 중이다"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그의 내년 시장 선거 출마에 대해 지역정가에선 어느 정도 예견된 사안이라는 반응과 함께 5월 19대 대선 때 문 대통령에 대한 울산의 지지도가 내년 6월까지 이어질 경우 현 김 시장이 수성(守城)을 장담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될 경우 내년 울산시장 선거는 여당 대표와 제1야당 주자가 맞붙는 양강 구도 속에 진보진영에서 1~2명의 후보가 나서는 3~4파전이 예상된다.
 송 변호사는 지금까지 울산에서 2번의 시장선거와 6번의 국회의원 선거를 합쳐 모두 8번 출마했으나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고, 김 시장과 대결한 경험도 없다. 반면 김 시장은 지금까지 3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시장선거를 합쳐 4번의 선거에서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선거에 관한한 두 사람의 전적은 이처럼 극명하게 엇갈린다.

 따라서 송 변호사의 입장에서 내년 울산시장선거는 8전9기의 선거사 신기록에 도전하는 셈이 되고, 김 시장에게는 5전5승의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차기 대권행 티켓이 달린 양보할 수 없는 승부인 셈이다.
 두 사람에겐 이처럼 절체절명의 의미가 담긴 내년 울산시장선거의 최대 변수는 '개헌안 찬반 국민투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8전9기 신기록 對 5전5승 불패신화
내년 지방선거가 개헌 국민투표와 동시에 치러질 경우, 전체 선거구도는 예전과는 180도 달라진다. 1987년 체제를 벗는 30년 만의 개헌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로 인해 투표율이 대선급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기 때문이다.
 50%대 수준이던 역대 울산의 지방선거 투표율과는 비교도 안되는 80%대로 높아질 경우, 판이 큰 울산시장 선거는 지역 정서보다는 중앙정치 논리가 지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개헌이 대통령 단임제의 변화와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뤄질 경우, 문재인 정부의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당 등 보수진영의 선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도다.

# 개헌 찬반 국민투표 여야 모두 장단점 있어 변수
물론, 개헌으로 지방정부의 위상이 강화되는 만큼 진영 논리와 함께 인물 경쟁력의 비중도 한층 강조되는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도 크다. 각 정당과 예비후보 측은 내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를 기정사실화하면서 80%대의 투표율을 가정한 선거전략을 준비에 골몰하고 있다.
 민주당 시당은 진보성향이 강한 2030세대가 투표율 제고를 주도할 것이라며 내심 반기고 있는 반면, 한국당은 와해된 전통 지지층의 복원과 함께 상대적으로 취약한 청년층까지 공략해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내년 울산시장 선거는 이 같은 정치상황과 여건 속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판세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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