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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식 남구 안전도시국장

마른장마가 계속되는 가운데 푹푹 찌는 폭염의 기세가 꺾일 줄을 모른다.  무엇보다 높은 습도에다 푹푹 찌는 열기가 밤에도 그대로 이어져 짜증을 부추긴다. 이런 때에 도로 사정마저 꼬이면 불쾌지수는 더욱 올라가고 마음의 여유도 사라지기 마련이다.
 단정한 용모가 그 사람의 인상을 좌우하듯이 도로는 도시의 미관을 가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로 상태에 따라 그 도시의 경쟁력이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두 지점 간에 사람과 물자를 경제적으로 이동시키기 위하여 지상에 설치된 것이 도로'라는 사전적 정의가 아니더라도 지역경제와 주민생활에 가장 밀접한 공공시설물 중에 하나가 바로 도로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제발전과 더불어 도로의 신규 건설이나 확장 등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하지만 사람중심이 아닌 물류수송이라는 기능과 목적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추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이 같은 도로의 난개설로 인해 도시미관 저해는 물론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우리 남구는 도로관리의 선진화와 체계화를 통한 도시품격 향상 및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지난 2015년 6월 '이면도로 관리 매뉴얼'을 제정했다. 물론 효과를 톡톡히 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관리 현장에 적용하기에 부적합한 내용이 드러나 이를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제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현장에서 실현되지 않는다면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남구는 기존 매뉴얼의 일부 문제점을 보완하고 현 실정 등을 고려한 '이면도로 관리 매뉴얼(Update)을 개정해 오는 8월부터 본격 시행키로 했다. 개정된 매뉴얼은 총칙, 설계, 시공, 시공관리 등 4가지 내용으로 재편하였다. 특히 실무자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로관리의 시공방법 등의 기준을 명확히 했다. 우선 무분별하게 설치돼 도로미관 등을 크게 저해하고 있는 경계석간의 줄눈간격을 10mm로 통일하였다. 도로 양 옆에 설치된 L형, LU형 측구도 시공성이 우수하고 도로 노면수의 배수가 원활한 기성제품을 사용하도록 권고하였다. 이와 함께 맨홀 보수방안과 아스팔트 콘크리트의 포장 방법 등을 상세히 적어 놓았다.
 또한, 도로포장공사의 품질 향상 및 부실공사 방지 등을 위해 2018년부터는 우리 남구에서 발주하는 도로포장공사에 참여를 원하는 포장업체는 국토교통부 산하 교육기관인 '건설기술교육원'에서 시행하는 '도로포장기술교육'을 이수하고, 공사착공 시 교육수료증 사본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관내 도로 굴착(복구)완료 후 2년 동안 매 반기별로 현장을 확인하여 도로침하 등의 하자가 발생된 구간은 지하매설물 관리기관에서 보수공사를 시행하는 등 도로굴착 구간에 대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서동욱 청장의 강력한 실행의지와 우리 공무원들의 인식 전환을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자평한다.

 도시의 도로 상태는 말 그대로 행정서비스의 척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의 훼손은 말할 것도 없고 경계석간의 줄눈간격 등은 얼핏 생각하면 사소한 문제 같아 보인다. 그런데 이용하는 주민의 입장에서 보면 매일 겪어야 하는 커다란 불편이자 민원의 소지일 수 있다. 앞으로도 매뉴얼 내용 중 현장에 맞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신속하고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Update)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이유다.
 모든 일에는 그 일을 해야 할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일의 우선순위도 있겠고 예산 문제도 만만찮다. 그러나 갈수록 차량 통행이 늘어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장애물들이 생겨나는 도로사정이야말로 주민의 편익과 안전에 직결되지 않을 수 없다. 도로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행정의 한 부분으로 인식돼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는 주민들의 공감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훌륭한 행정은 주민의 복지와 편익 등의 문제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일일 것이다. 우리 남구는 일상에서 도로 상태나 차량 소통 등의 작은 불편이 해소될 때까지 도로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이면도로 관리 매뉴얼(Update) 개정'이 '행복 남구'로 나아가는 '마중물'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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