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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시]밀어
2017년 08월 01일 (화) 19:47:13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밀어

김기화

밀어, 가 몰래하는 고기잡이인 줄 알고 있니?
정보의 바다에서 닻을 올린 투망법은
유일하게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월척 놀이야
찌낚시 없이도 활어를 낚을 수 있는
검색창, 저 시퍼런 등고선을 봐
마우스의 입질에 우수수 낚싯밥이 쏟아져
쪽창을 여는 무수한 활자들
숨죽인 익명의 유령들이 드나들고 있어
밀어, 로 속삭여줘 쪽지가 도착했다고
목이 좋은 카페를 열어 공짜 술을 푼다고
신명 나는 주당들이 술술 밀주를 공개했어
퍼가고 또 퍼가도 마르지 않는 우물의 기원과
촤르르 단물을 길어 올린 그 밀원에서
수시로 꺼내보는 수중목록을 좀 봐
환승 없이 두레박질을 허락한 장바구니는
광활한 몽골평원의 마른 눈을 가졌어
끝없는 투망을 던지는 검지의 더듬이가
쥐락펴락 고층빌딩을 수색하고 있어
밀어, 줘 창문을 힘차게 클릭해줘
잡은 고기를 바다에 방생하는 중이야
전원을 끄자, 까마득하게 붉은 한 점이
모니터의 정중앙 습지로 사라졌어
찌릿 긴 꼬리가 달린 붉은 눈알 하나
밀어, 는 외눈박이 눈이라는 걸 알고 있니?


●김기화- 충북 청원에서 태어나 2010년 계간지 『시에』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아메바의 춤'이 있다.


   
▲ 황지형 시인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누군가 필요로 할 때 있지요. 시퍼렇게 넘실대는 모니터에 울타리를 치고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도 하죠. 훌쩍 쪽지를 띄워 건너편 섬에 닿기도 하며 수중목록을 만들어갑니다.
 갈망했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그림의 떡'은 현실이 됩니다.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그 무언가가 지금 여기 검색창에 나타났으니까요. 두 달 전 생일 날 무엇을 했나요? 라고 물으면 보이지 않는 얼굴과 얼굴에서 마음을 묶는 섬광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정리해 버리고 향수 냄새, 음악 몇 소절에도 포기할 수 없는 희망찬 단물을 길어 올립니다. 한쪽 눈을 슬며시 감아주며 시원스럽게 정보의 바다로 내달리는 당신은 삶의 핵심에 가까워지는 거뜬한 능력의 소유자니까요.  황지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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