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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래 중부서 태화지구대 순경

날이 갈수록 보이스피싱 범죄가 과감해지며 그 수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계속적인 신종 보이스피싱을 개발하며 이제는 단순한 전화 금융사기를 뛰어 넘어 직접 절도까지 감행하는 침입형 보이스피싱으로 발전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찰이나 검찰, 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650건 발생했다. 2013년 131건에서 2014년 248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195건으로 줄었다.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76건으로 전년 보다 절반 이상 감소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여전히 보이스피싱 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 피해액은 96억 원에 달한다.
 올해 6월 29일 오전 9시께 울산의 한 아파트에 사는 B(85)씨에게 전화해 경찰관을 사칭하며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예금을 모두 인출해 안방 서랍장에 보관하라.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형사를 보내 지켜주겠다"고 한 것에 속아 현금 1,978만원을 집에 보관해 둔 것을 훔친 말레시아인 A(33)씨를 검거되는 등 최근에는 침입형 보이스 피싱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전화해 "개인정보고 유출됐으니 예금을 모두 인출해 집에서 보관하라" 라는 등 무방비 상태에서 전화를 받으면 당황하고 놀라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어 버린다.
 이같이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러한 피해대상자의 패닉상태이다. 패닉상태의 피해자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시키는 대로 행동하여 큰 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절대 속지 않을 것으로 안이하게 속단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지구대에서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을 알고 주민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홍보를 하지만 대부분의 참석자 들은 그냥 비웃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당하고 난 후 그때서야 보이스피싱인 줄 알게 된다고. 이러한 보이스피싱의 더 큰 문제는 피해보상 자체가 어렵다는 데 있다.
 알고도 당하기 쉬운 보이스 피싱, '나는 안당할꺼야'라는 마음가짐에서 벗어나 경찰의 홍보나 보이스피싱 사례와 대처법에 귀를 기울이며 알아두는 것이 피해를 막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알고 대처하면 속을 일이 없을 것이다.
 보이스피싱 사기의 대부분은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고 있다.

 문제는 나날이 발전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지능화되면서 그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어 큰 일이다. 특히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제주도에 긴급 피해경보까지 발령됐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국내에서 유학중인 중국인 유학생까지 보이스피싱에 동원될 정도로 심각하다.
 노인은 물론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 여성이 보이스피싱 덫에 걸려드는 등 전방위적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의심스런 전화는 즉시 신고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피해 즉시 해당 은행이나 112에 전화를 걸어 '지급 정지'를 요청하고,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려준 경우에는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1336)를 통해 2차적인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급선무다.
 보이스피싱 나 자신도 예외가 아니라는 경각심만이 모두의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실천 법임을 명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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