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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울산혁신도시에 공공기관 이전이 시작된지 10년이 됐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 가족을 남겨두고 홀로 내려온 단신 이주자, 이른바 '혁신 기러기' 비율이 35%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혁신도시 이주율 등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울산혁신도시로 이전 완료한 9개 공공기관 직원 2,888명 중 홀로 이주자는 999명(34.6%)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가족과 함께 울산으로 이주한 공공기관 직원은 1,151명으로 전체의 39.9%%에 불과했다. 울산혁신도시로 옮긴 미혼자나 독신자 708명(24.5%)까지 합하면 단신 이주를 제외한 '정착률'은 64.4%까지 올라가지만, 가족을 떠나 기러기 생활을 하는 공공기관 직원이 가족과 함께 이주한 이와 150여명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즉 가족이 있는 직원 50%는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낸다는 뜻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울산혁신도시로 출·퇴근을 고수하는 공공기관 직원도 무려 30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8월 기준 울산혁시도시 내 3개의 기관이 개별적으로 울산지역이나 혁신도시~수도권 운행을 위해 투입한 통근버스는 총 17대이며, 정기적인 이용자는 327명으로 조사됐다. 요일별 통근버스 운용대수와 이용현황(복수 응답)을 살펴보면, 금요일 버스 이용이 가장 많았다. 금요일 운행하는 통근버스 16대에는 303명이 이용했다. 그 다음으론 월요일 11대가 운행하고 188명이 버스를 탔다. 일요일에는 버스 5대가 운행하고 125명이 버스를 타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화·수·목요일 각 버스 10대가 170여명을 나르는 것보다 규모가 적다.
이같은 문제의 출발점은 무엇보다 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이다. 직장이 울산에 이전했으니 생활권을 강제로 옮기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억지다. 자신이 살아온 환경과 가족들이 생활하던 환경을 버리고 울산으로 무조건 이사를 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그런 규정은 개인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스스로 울산으로 생활환경을 옮겨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울산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전 근로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절충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조급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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