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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전 공공기관인 동서발전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탄력정원제'를 도입하기로 해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탄력정원제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일자리창출 부문 핵심정책으로, 동서발전의 계획은 기존직원의 추가근무를 줄여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공공기관 일자리 나누기 노사 최종 합의 
 인건비 5% 수준 감축 정규직 72명 고용
 임금 감소 우려 씻고 제도 도입 확산 관심


 한국동서발전은 21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공공기관 일자리나누기 설명회'에서 이 회사 노사는 지난달 탄력정원제 도입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탄력정원제란 공공기관이 총인건비 내에서 수당이나 연가보상비 등을 절감해 자율적으로 인력을 충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동안 정부는 공공기관이 무분별하게 인력을 확대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정원을 관리해왔다.
 기재부는 그러나 공공기관이 좋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난 7월 말 '공공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대한 지침'을 개정해 탄력정원제의 근거를 마련했다.
 지침 개정 후 공공기관 중 가장 먼저 탄력정원제 도입을 확정한 곳이 바로 동서발전이다.


 동서발전 노사는 총 인건비의 5% 수준인 초과근로수당과 연차수당을 줄여 오는 12월 정규직 신입사원 72명을 뽑기로 했다.
 통상 동서발전은 매년 100여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뽑아왔다.
 이번 탄력정원제 도입으로 채용 규모가 '100여명+72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동서발전은 현재 4조3교대의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데 근무자가 휴가를 내면 다른 근무자가 대근을 서고 초과근로수당을 받아왔다.
 정규직 신입사원을 충원하면 이러한 초과근로를 없앨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평균 23일의 연차휴가 중 14.8일만 사용하고 있는데 정규직 충원으로 근로자들은 23일의 연차를 모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서발전이 공공기관 중 가장 먼저 탄력정원제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2014년부터 탄력정원제와 비슷한 일자리 나누기를 시행해왔기 때문이다.


 동서발전의 일자리 나누기 모델은 지난 7월 말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탄력정원제 도입의 기초모델로 제시된 바 있다.
 동서발전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일자리 나누기 모델을 도입한 김용진 전 동서발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재부 2차관으로 발탁됐다.
 정부는 동서발전을 시작으로 공공기관의 탄력정원제 도입 상황을 지켜본 뒤 필요할 경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제도 도입이 확산될 전망이다.
 실제 대형 공기업인 한국전력 노사 등도 탄력정원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탄력정원제는 근로자들의 수당이 줄어 실질적으로 임금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점이 도입에 걸림돌이다.
 일단 정부는 공공기관이 탄력정원제를 도입할 때 반드시 노사협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지침을 내려보냈다.
 박근혜 정부에서 노사 합의없이 무리하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부작용이 컸던 데다 탄력정원제의 경우는 노조의 동의 없이는 사실상 시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탄력정원제 도입이 비정규직 양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탄력정원제 시행 시에는 반드시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하기로 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이미 일자리 나누기 모델을 시행하면서 노사 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면서 "지난 5월부터 탄력정원제 본격 도입을 논의하기 시작해 지난달에 최종 합의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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