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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숙 수성대 외래교수

두 돌이 지난 아이를 키우며 외식을 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곤 한다. 아이가 돌아다니거나 식당 내 여러 가지 사물에 호기심을 보이며 다른 손님이나 주인에게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교육에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이러한 행동을 하지 않게끔 아이에게 동영상을 틀어주며 맛을 음미할 여유도 없이 황급히 식사를 마치고 나오게 된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아이를 둔 부모들의 심정과 주인이나 다른 손님들의 심정 두 경우 모두 이해가 간다.

 아이와 부모의 행동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아이가 돌아다니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 뿐 아니라 식당내 집기류를 파손하거나 또는 훼손했을 경우 아이가 모르고 그런 것이니 변상하지 않겠다는 부모, 배변이 묻은 기저귀나 휴지를 식사하는 장소 아무데나 버리는 부모 등이 있다.
 필자도 그러한 경험이 있다. 마트에 갔다가 동전을 넣고 카트기를 뽑았는데 냄새가 나서 보니 기저귀를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카트기에 버려두고 가 몹시 불쾌했던 기억이 난다.
 우선적으로 아이의 부모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가지고 본인의 아이를 케어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공간에서는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금액을 지불하고 식사를 하는 것이므로 편하게 행동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손님들도 식사를 하기 위해 금액을 지불하므로 적어도 방해가 되는 아이의 행동은 부모의 선에서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그렇지 않은 부모들로 인해 '노키즈 존'이 도입된 식당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에서도 '노키즈 존' 이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가정교육이 생활에 습관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한편 아이가 없는 입장이라면 편하게 노키즈 존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갈 곳이 마땅히 없다.

 최근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웰컴 키즈존'을 도입한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양심이나 배려심의 문제도 있지만 아이를 가진 부모들을 위한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며 외출 시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공간, 기저귀를 가는 공간 등이 부족하다는 것은 익히 느끼고 있었다.
 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웰컴 키즈존'을 도입해 매출이 5%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틈새시장의 매출증가가 아이를 가진 부모의 마음을 대변한다. 부모들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안전과 놀이에 중점을 둔 형식이다.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몹시 반가운 제도이다.
 아이를 케어 한다고는 하지만 시끌벅적한 식당 분위기에 아이들도 이내 가만있지 않는다. 통제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황급히 식사를 하고 나올 때가 많고 아이가 유난히 떠든다 싶으면 식사를 포기하고 나오는 경우도 부지기수 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위한 마음은 부모로서 노키즈 존에 가지 않는 것, 혹은 웰컴 키즈존에만 가는 것이 아니다. 아주 어린시기부터 반복적으로 사회적인 공간이나 공공장소에서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실제 기저귀를 아무데나 버리거나 아이를 방치하는 것은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타인을 위한 배려심을 갖는다면 본인의 아이가 손가락질 받을 일도, 서로가 불편할 일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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