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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주인공을 만나다]데미안
이정희 위덕대 교수
2017년 09월 27일 (수) 20:01:40 울산신문 webmaster@ulsanpress.net
   

아마, 중고등학교 시절에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중학교 시절 유행처럼 『데미안』 을 읽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구절인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애쓴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하여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는 아직까지도 외우고 있다.

 그때도 아프락사스는 어떤 신일까 하고 백과사전을 뒤져보곤 했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고통과 도전이 필요하다며, 의연하게 준비한 기억이 새롭기만 하다.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치열하게 고민하고 사색하고, 뭔가 깨달으려고 몸부림 쳤던 어린 시절의 내 보습이 눈에 선하기만 하다.

 어쩌면 그 시절에는 데미안이 우상 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데미안』은 헤르만 헤세가 47세(1919년) 때 집필한 작품으로 다분히 자서전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이라 하겠다. 헤르만 헤세는 1946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우리나라에 그의 작품이 번역 소개되어 '데미안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로 많이 읽혔다.

 흔히 "데미안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정작 처음부터 끝까지 『데미안』을 읽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라는 이야기가 나 돌 정도로 우리에게는 친숙한 작품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40여년 만에 다시 읽어 본 『데미안』은 그 소감이 밋밋했다. 오늘은 아주 오랫동안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던 '데미안'을 떠나보내는 날이다.

 우선 줄거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데미안』을 이끌어가는 화자는 에밀 싱클레어로 10살 때부터 대학생이 될 때까지의 성장 과정을 그렸다. 신앙심 깊고 밝은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소년 싱클레어는 부랑자와 주정뱅이 같은 삶의 어두운 면을 보면서 내적 갈등이 시작된다.

 싱클레어는 삶의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접하게 되면서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고 방황을 하게 된다. 급기야 부모님의 돈을 훔쳐 불량소년에게 바치고는 부모님의 뜻을 거역하고 죄를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힘들어 하지만 부모님한테는 고백도 못하고 떳떳하지 못한 일을 계속하고 만다.
 이런 싱클레어는 선과 악의 두 세계 속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힘든 유소년기를 보낸다. 그런데 어느 날 새로 전학 온 데미안을 만나게 된다.

 어른스럽고 지혜롭고 매사에 자신만만해 보이는 데미안에게 끌려 그동안의 세계를 깨고 나오는 듯 한 유연한 사고를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고, 더불어 자아를 찾기 위한 싱클레어의 여행이 시작된다.

 싱클레어는 수수께끼와도 같은 '아프락시스'에 대해서 깨닫게 된다. 아프락시스는 신이면서도 악마이기도 하다. 이런 아프락시스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어릴 적 선악의 억눌림과 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내적 자아의 힘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싱클레어는 자신의 꿈, 생각, 감정에 대해 신뢰를 가지게 되며, 나아가 자신의 성적 욕구를 더욱 성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

 작품 마지막 부분에 데미안은 대위로서 전쟁에 참가하는 대목이 나온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이다. 싱클레어 역시 전쟁터로 나간다. 싱클레어는 전쟁터에서 부상당하고 임시병동에 누워있을 때, 그곳에서 부당당한 데미안을 만나게 된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자신의 내부에 귀를 기울이면 그 해답이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라고 이야기 해준다.

 그때 싱클레어는 깨닫는다. 자신이 곧 데미안이고, 삶의 힘든 부분은 스스로 극복 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데미안』을 읽으면서 나 자신의 성장과정을 보는 듯해서, 이 시기에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한 번 읽어본 것이, 시기적으로 너무 적절했다는 생각에 당분간은 내 어린 시절과 젊은 날의 고뇌와 희망을 되씹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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