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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인 임동호 당 최고위원이 당직자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적나라한 내용을 담은 항의성 플래카드가 29일 울산시내 곳곳에 내걸렸다.
 지역 정가는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집권여당의 울산지역 최고 책임자이자 내년 울산시장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임 위원장의 이름을 직접 거명한 사안이라는 점만으로도 적지 않은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반면, 부적절 발언의 의혹 당사자인 임 위원장은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라며 펄쩍 뛰었고, 민주당 울산시당도 해명에 진땀을 흘렸다.
 민주당 울산시당 한반도경제통일특별위원장 한모 씨의 이름으로 걸린 플래카드에는 임 위원장이 주모 시당 사무처장에게 한 말이라며 '여성당원 만나는 것은 모텔에서만 하라고 지시했는데 집권당의 최고위원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씨는 이러한 내용의 플래카드를 사비로 제작해 울산시내 30여 곳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임 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5시께 시당 처장실에서 주 사무처장의 허물을 지적하며 이러한 발언을 했다. 공석이 아니라 해도 시당책임자이자 당 최고위원이 이런 부적절한 막말을 일삼아도 되느냐"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플래카드는 제작해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주 처장이 나에게 내년 시의원 선거에 출마할 여성당직자인 이모 씨를 도와달라고 찾아왔었다"면서 "이미 내년 지방선거 공천은 자기들끼리 다 짜놓고 허수아비를 세우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말해 이날 플래카드 시위가 당내 지방선거 공천문제와 무관하지 않음을 내비쳤다. 그는 또 "당원 모집과정의 비위 등 당내 많은 문제들이 있다"면서 "이번 건으로 당에게 해당행위로 징계하거나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할 경우고 대비하고 있으며, 이미 녹취 자료와 문건 등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당 내 핵심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비밀리에 만나려면 모델에서나 만나야 되지 않겠나라고 비유적으로 한 말을 곡해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시당은 이날 구두해명을 통해 "임 위원장의 성희롱적 발언은 사실무근이며, 시민들께서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하리라 믿는다"며 "향후 윤리위원회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 일각에서 이번 울산 여당 내 잡음은 구 민주계와 친노(친 노무현)계열 등 각종 계파가 혼재된 민주당 내 인적 갈등 구조가 빚어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한 여권인사는 "시당 내 현안이나 인사문제 등에 대해 당내 소수 기득권이 전횡을 일삼는 비민주적 당 운영이 근본 문제다"라고 지적하고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당내 화합은 기대할 수 없으며, 앞으로 내년 지방선거 공천문제가 일부 인사에 의해 좌우될 경우 당내 갈등과 분란을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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