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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 업계의 슈퍼 호황세와 자동차 업계의 고전이 지속되면서 고착화돼 있던 재계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3위였던 SK가 2위로 올라섰고 대신 현대차가 4위로 밀려나는 등 재계 서열 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룹별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 순위가 삼성, SK, LG, 현대차 순으로 나타났다.
부동의 1위 삼성의 입지는 견고하지만 2~4위권은 순위가 바뀐 것이다.
재계 순위는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삼성-현대차-SK-LG'로 이어져왔다.
정유화학실적인 폭발적으로 늘어 나면서 3ㆍ4위던 SK와 LG가 한 계단씩 뛰어올랐다.
반면 중국발 사드(THAAD)와 통상임금 여파 등 국내외 악재로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그룹은 4위로 밀려났다.

지난 27일 종가 기준으로 SK그룹은 시가총액이 128조716억원으로 현대차그룹(103조6,372억원)과의 격차를 더욱 벌여놓았다.
SK가 시총에서 올들어 약 38조원을 불린 것에 비해 현대차는 증가액이 1,888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반도체)의 약진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정유)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힘입어 시총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들어 주가가 40%가량 급등했다. 2일 발표를 앞둔 3분기 실적 역시 미국 허리케인 피해에 따른 반사수혜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와 함께 순위를 갈아치운 LG의 LG화학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897억원으로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정유화학 업계가 그룹의 대표 얼굴이 되고 있는 현상은 다른 그룹내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 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놓고 박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이다.
한화도 지난 2015년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의 합류로 화학부문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인수 2년 만에 한화 석유화학부문의 매출액은 8조원(2014년)에서 2016년 19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 화학업종의 호황세는 시총 순위 뿐만 아니라 재계전반의 이슈"라며 "글로벌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교체된 재계서열이 다시 과거로 회귀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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