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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 한 조합원의 '뒤늦은 해외공장 보고서(2015년)'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올해 정년을 앞둔 전임 노조위원장이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영과 노동현장에 제언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로,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우려되는 현실에서 노동계 안팎에 던지는 울림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보고서의 핵심은, 해외공장이 다수 설립되더라도 국내생산 거점은 현대차의 마지막 보루이며 이를 위해서는 '동반자적 노사관계'가 추구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현대차 현장 내부의 반발 목소리가 더 높다.

 노동계 밖에서는 자동차산업 미래가 우려되는 현 시점에 필요한 자성론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노동계 내부에서는 배신의 아이콘, 노조에 칼을 꽂았다 등 비난이 쏟아졌다.

 사실 현대차 노조 내 자성론과 각성 제기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경훈 3대 노조위원장이 2010년 노조의 변화를 촉구하는 글을 노조신문에 올린 것은 그 대표적 사례다.

 이 전 위원장은 2010년 2월 노조 집행부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디트로이트 등을 돌아본 뒤 그해 3월 노조신문에 '디트로이트와 도요타가 주는 교훈'이라는 글을 실었다.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의 몰락과 대규모 리콜사태를 맞은 도요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현대차 노조로서는 이 같은 지적은 불편한 진실이다. 때문에 이상범 전 위원장의 보고서를 두고, 현장 일각에서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단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며 무조건적 배척이 아니라 자성의 목소리로 귀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을 계기로 현대차 회사와 노조가 외면하고 싶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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