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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청년쇼핑몰사업 대상 건물 전경.

울산 중구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쇼핑몰' 사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수년간 방치된 낡은 건물에 중구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수선'을 해주면서 불거진 의혹인데, 특히 현재 건물 소유주는 중구의 이 사업 추진 시점 직전에 건물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 중구주민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쇼핑몰(이하 쇼핑몰) 사업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 32년된 빈건물 느닷없이 매입
중구의 사업 추진 시점에서 해당 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된 점과 현재 소유주가 건물을 사들인 금액보다 많은 예산이 투입돼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는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이 사업은 중구 옥교동 242-4 건물을 중구가 리모델링 해주고 1층 푸드코트 등 임대 사업자도 대신 모집해주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중구는 리모델링 등에 들어가는 소요 예산만 8억 3,300만 원(시비 7억 원, 구비 1억 3,300만 원)을 책정했다. 울산시의 특별조정교부금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 추진된 이 사업은 사업 대상 건물을 선정하는 시점과 건물 소유주가 바뀌는 과정이 맞물려있다. 

 중구가 시 공모사업에 선정된 시기는 지난해 3월이지만 관련 예산 부족으로 8월 추가경정 예산을 통해 사업이 확정됐고, 중구는 9월부터 사업 추진을 본격 진행했다.

 해당 건물은 현재 지어진 지 37년 된 낡은 4층짜리 병원 건물로 당시는 병원 영업을 중단하고 세입자도 없이 수년 째 방치된 상태였다. 중구의 사업 추진이 시작되자 한 부부가 지난해 10월 느닷없이 이 건물에 대한 매입 의사를 밝혔다.

 임대 수익도 기대할 수 없고, 지나치게 낡은 건물인 탓에 이 부부는 7억 8,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건물에 대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부부는 지난해 11월 15일 소유권을 이전했다. 매매 금액 중 5억 5,900만 원은 새마을금고에 대출을 냈다.

 건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과 대출 발생 이후 중구는 청년쇼핑몰사업 대상지로 이 건물을 결정하는데 그 시점은 올해 1월이다.

# 건물가치 20억으로 수직 상승
중구는 사업 대상지 물색을 위해 공고를 냈다지만 신청 건물은 이 건물 1곳 뿐이었다. 결국 중구는 도시재생위원회를 거쳐 이 건물을 최종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현재 막바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는 말이 '리모델링'이지, 사실상 건물 뼈대만 남겨두고 새로 짓는 '대수선'이다. 1층 입구에는 고급스러운 통유리 인테리어가 시공됐고, 천정형 냉난방 시설과 엘리베이터까지 새로 들어섰다.

 낡은 건물이 최신식으로 완전히 탈바꿈 중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의 혜택은 고스란히 현재 건물주가 누리게 된다. 건물주는 대출 금액과 중구의 임대계약 보증금(5,000만 원)을 제외하면 약 1억 7,000만 원의 자금으로 해당 건물을 사들인 셈이다.

 대수선 공사가 끝나면 이 건물의 가치는 약 20억 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구가 나서서 각 층의 임대 사업자까지 대신 모집해 주기 때문에 예상되는 고정적인 월 임대료 440만 원 가량도 건물주의 몫이다.

 인근 부동산의 한 업자는 "못쓰는 건물이 20억 원 가량의 가치로 수직 상승한다. 임대 걱정도 없으니 이런 투자가 어디있나? 중구의 귀띔없이 무작정 건물을 사들였다면 그야말로 투자의 귀재라 할 수 있다"며 특혜 의혹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사정을 잘 안다는 중구의 한 관계자는 "중구의 쇼핑몰 사업 추진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선정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다면 이른바 풀 대출(대출 한도까지 대출을 내는 것)을 내면서까지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낡아빠진 건물을 살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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