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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남구 도시창조과장

연말연시가 되면 세상은 화려한 불빛으로 물든다. 불빛축제라는 이름으로 거리를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과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은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남구에서도 연말연시를 맞아 11월 13일 왕생이길의 점등식을 시작으로 울산 대표 명품거리인 삼산디자인거리와 바보사거리디자인거리 일원에 '러브 풀 라이트'라는 주제로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사랑이 가득한 불빛거리가 펼쳐진 것이다.

 디자인거리에는 가로수 조명, LED 은하수, 바닥조명 설치와 대형 루미나리에, 천장조명, 일루미네이션, 포토존, 수목조명 등 화려한 조명이 마치 은하수가 떨어지는 느낌의 분위기를 연출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원래 불빛축제의 시작은 부산이었다. 봄여름과 달리 마땅한 볼거리가 없는 겨울철에 200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 광복로에서 크리스마스트리 문화 축제를 시작한 것이다. '온누리에 사랑의 빛을'이라는 주제로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뜻과 함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산 도심 상권을 부활시키자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불빛축제인 '서울빛초롱축제'는 2009년 '서울등축제'를 시작으로 2014년 '서울빛초롱축제'로 전환돼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청계천 물길 위에 다양한 이야기를 빛으로 표현해 아름답고 독특한 볼거리를 선보이며 매년 300만 명이 이를 보기 위해 방문한다. 이제 하나의 관광자원이 된 것이다.

 이런 환상적인 불빛축제들은 전국에서 다양한 테마로 등장하고 있고 온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은 불빛들과 거대한 조형물로 재탄생한 크리스마스 트리는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물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 맞춰 울산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별빛, 사랑에 빠지다!'를 주제로 울산대공원 장미원에서 빛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최고의 빛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장미원 빛 축제는 지난 11일에 시작해 내년 1월 21일까지 72일간 운영된다.

 사실 남구에서는 2010년에 삼산디자인거리 눈꽃축제로 겨울 축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2013년에는 눈꽃축제와 더불어 이벤트성으로 크리스마스 트리와 포토존 등을 설치해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거리에 활기가 돌면서 지역 상권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2015년부터는 삼산디자인거리와 바보사거리디자인거리 등에 루미나리에 등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와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남구의 이런 겨울 이벤트는 도시의 질적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됐고 이제 시민들은 매년 색다른 볼거리를 기대하고 있다.

 사람들은 의외로 작은 것에 감동한다. 물론 별로 기대하지 않던 것에 기대를 뛰어넘는 관심과 배려를 느꼈을 때 말이다.

 최근 도시 가로 환경에 있어 보행안전, 유니버설 디자인, 살고 싶은 마을, 걷고 싶은 거리, 그리고 도시재생 등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배려'이다.

 남구의 디자인거리 등에 펼쳐진 화려한 불빛들이 앞으로 울산을 대표하는 불빛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인큐베이팅 하는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문화 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언제나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원한다. 그런 만큼 독창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수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배려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다음 도시가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과 문화콘텐츠에 스토리를 입히는 것이 진정한 도시의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또 단순 관람보다는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주민들을 위한 배려로 시작된 도시의 작은 변화가 명품 거리를 빛내고 문화·관광도시 남구, 품격 있고 매력적인 문화 남구로 가는 희망의 빛이 된다. 우리 남구도 이러한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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