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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101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하나의 조직으로 만드는 통합노조, 즉 1사1조직 안건이 세번째 부결됐다.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였지만, 그래도 노동계 각계에서 '이번만큼은' 가결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말의 기대를 안고 있었다. 특히 이날 대의원대회에는 이 안건을 다루기에 앞서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가 직접 출연한 '현대차지부 대의원들께 드리는 고언'이란 제목의 영상이 상영됐다.
 이 여사는 "너는 죽고 나만 살자는 세상에서 같은 노동자인 느그가 느그를 차별하면 무슨 개선을 하겠노. 시대는 바뀌고 돌고 흘러가니까 어려울 때 일수록 같이 해야한다"며 '1사1조직'의 가결을 호소했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였다. 투표자의 3분의2가 찬성해야 하지만 투표자 316명 중 찬성 153명, 반대 163명으로 부결됐다.
 자신들의 기득권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현대차 조합원들은 지난 세월 동안 '노동자는 하나다'란 헛구호를 그렇게 외쳐왔다는 것을 다시한번 노동계에 각인시켰다.
 그들이 놓지 못하는 기득권에 대해 한 대의원은 "현장조합원들은 비정규직을 끌어안게 되면 우리들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고용불안 우려가 크다"며 "앞으로도 하나로 조직통합은 쉽지 않을 거다"라고 직설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1사1노조 안건 바로 앞에 상정된 과장급 이상 사무직 직원들로 구성된 일반직지회의 조합원들의 현대차지부 가입이 통과됐다.
 한 대의원은 "규정개정으로 과장, 부장은 끌어 안아도 비정규직은 못 끌어안는 정규직 조직 이기주의"를 한탄했다. 태생부터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이번 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 차라리 이번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으면 비정규직들의 마음이 한결 나았으리라. 민주노조의 중심, 민주노조의 선봉장이라는 헛구호를 남발하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은 제발이지 부끄러운 줄 알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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