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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나눔은 역시 멀리 있지 않았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 1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희망 2009 나눔 캠페인'의 모금액이 마감일인 이달 31일 전, 이미 목표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마감일을 1주일 이상 앞둔 지난 22일 기준으로 나눔 캠페인 모금액이 23억7천200만원을 기록해 당초 목표액인 21억원을, 2억7천200만원 가량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정도의 모금실적이면 지난해 성적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해 목표액을 15억5천만원으로 잡았는데도 최종 모금액은 이보다 4억4천만원 많은 19억9천만원으로, 약 30%를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몰아닥친 경기한파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라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기업체나 거액을 기부하는 독지가는 줄어든 반면 소액 기부자가 지난해보다 무려 두 배나 늘었다는 것이 더욱 큰 주목을 끌었다. 어려울수록 서로 나눈다는 우리의 '십시일반' 전통이 되살아났다고 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는 폐지를 주워 어렵게 생활하는 저소득층도 적지 않았다. 많지는 않지만 자신보다 더 힘든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소박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이웃사랑은 오히려 힘든 때에 더 빛을 발했다.
 공동모금회가 발표하는 이 같은 모금실적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천사들이 넘쳐난다.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 매년 한 차례 이상씩 경노위안잔치를 열어주는 '떡 방앗간' 여주인이 있는가 하면, 평생 남을 돕는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이웃도 있다. 또 적은 월급을 쪼개 매월 일정액을 소년소녀 가장에게 보내주는 소시민도 있었다. 우리 사회가 삭막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곳곳에는 온기가 남아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지금은 불황의 삭풍이 업종과 계층을 가리지 않고 전 방위로 몰아치고 있다. 다소 여유가 있는 직장인이나 가정이라 하더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가진 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가져야 안심을 할 수 있고 없는 사람들은 마음만 더 부산할 때다. 남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을 내기가 더 없이 어려운 때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에서 확인됐듯이 소액기부자가 이처럼 많다는 것은 사회안전망이 상대적으로 약한 우리 사회에 희망이자, 저력이다. 경기위축으로 거액을 기부하는 기업이나 단체 등이 격감한 자리에 우리의 소시민, 이웃들이 이를 채워 넣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은 이래서 경기에 관계없이 식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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