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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농수산물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불황에 따른 일시적 구매력감축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문제에 봉착하고 있어서다. 도매시장은 농수산물의 유통가격을 결정하고 지역 물가를 조정하는 상징적 존재로 각 지자체는 도매시장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 때마다 후보자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 도매시장일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이다. 이 자리에서 나오는 소리가 바로 생생한 현장의 민원이고, 이를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영 딴판이다. 민생탐방을 한답시고 시도 때도 없이 갔으면서 상인들이 정작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과 손잡고 사진 찍고, 생색내기만 했지 기실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식자재의 총 물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러니 울산의 농수산물도매시장 정책이 정곡을 찌르지 못하고 변방만 돌게 된 결과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이 시설노후화와 주차면수부족과 같은 것은 오히려 부차적일 수 있다. 시장 활성화에 직접적인 요인이라 할 거래물량이 늘지 않고 있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통계에 잡힌 지표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통계수치로도 울산도매시장은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05년 9만7천여톤이었던 거래물량이 3년이 지난 2008년에도 10만톤 언저리에 맴돌고 있다. 같은 기간의 인구증가와 생활수준 향상 등의 수요증대 요인에 비춰 이는 사실상 감소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울산시는 시설현대화와 주차면수증대 등 외부적인 문제 해결에만 집착했지 거래량을 늘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 거래량감소를 불러온 원인이 대기업 푸드업체의 무분별한 지역시장 잠식에 있다는 것을 상인들은 다 안다. 그러나 도매시장을 관리감독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울산시만 모르고 있다. 현재 대기업 푸드업체들이 지역의 대형 구내식당을 얼마나 운영하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이것이 도매시장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대기업 푸드업체들은 운영권을 갖고 있는 해당지역에서 식자재를 개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본점 중심으로 대량 구매함으로써 지역 도매시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마련이다. 울산도매시장의 거래량이 답보를 넘어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조례를 제정해서라도 지역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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