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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노동관련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면 온통 일거리를 달라는 근로자들의 아우성 일색이다. 대기업은 아직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중소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일과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한 근로자는 "출근을 해도 1~2시간밖에 일을 하지 못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이는 곧 시급 근로자들에게 죽으라는 것이다"고 했다. 출근을 하기는 하는데 시늉에 그치고 있는 근로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회사 또한 일거리 부족으로 정리해고를 하고 싶어도 퇴직금을 비롯한 목돈 마련이 쉽지 않은데다, 노동계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대상이 될까 두려워 미적미적하면서 불완전고용 상태에 놓인 근로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난해 4/4분기와 올 1월의 울산지역 경제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에서도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지역의 제조업 생산은 내수부진과 수출 감소로 지난해 11월에 전년 동기 대비 -3.6%를 기록한 이후 12월 -2.9%, 올 1월엔 -19.1%로 나타나는 등 부진이 더욱 심화됐다. -20%대로의 추락은 IMF이후 최대 낙폭으로 기록되고 있다. 제조업종 불황이 올 1월부터 본격화 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제조업 주력 업종이라 할 자동차 부문의 부진이 한층 뚜렷했다. 자동차는 경기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구매를 줄이는 업종 특성상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타격을 받았다. 석유화학 역시 수요 급감으로 생산설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낙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는 가장 잘 버티고 있다고 믿었던 조선업종에서도 신규수주물량 급감으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종은 관급공사의 발주액 증가에도 불구 민간부문에서의 유례없는 부진으로 악화일로를 보였다. 이 기간에 관급공사는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5000% 증가했지만 민간부문은 전혀 없어, 전체적으로 36%나 감소했다. 도소매업과 음식업, 숙박업 등 서비스부문은 제조업 하강 속도를 훨씬 능가하는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이 줄어들면 씀씀이부터 줄이기 마련이다. 설비투자 부문에서는 대기업이 신규 투자계획을 취소하자 중소업체들도 여기에 동참하는 연쇄반응을 보이면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고용시장 역시 실업률이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울산의 경제사정이 본격 침체 국면으로 들어섰다. 그동안의 '설마'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현실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와 민관이 따로 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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