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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이 경영위기에 봉착하게 되면서 대립적이던 노사문화까지 바꿔놓고 있다.
 현대중공업노조가 2일 2009년 임금인상안을 회사측에 최종 위임한데 이어 국내 최대 정유업체인 SK에너지 노조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사측과 두손을 맞잡기로 했다.
 국내 조선 최대 기업에 이어 정유의 최대 기업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상생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1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록하면서 노사 협력의 모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SK에너지의 경우 노조 집행부가 노사상생을 선언하게 된 것은 지난 1962년 노조설립이래 처음.
 특히 이정묵 위원장은 1988년 입사해 노동운동을 벌이다 1997년 해고됐으며, 이후 2001년 복직하는 등 한때 강성노동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성명서를 통해 "세계경제와 국내 경제 어려움이 결국 우리에게 다가오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며 "부정을 하고 싶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 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 경영상황에서 노동조합은 동지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을 내리기까지 이 위원장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은 매년 반복되 듯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노사 협상 보다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SK에너지 노조의 노사상생의 사례가 아직까지 극한대립으로 치닫는 노사문화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에게까지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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