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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행했다는 돈이 분명히 있는데도 기업과 민간이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국고에서는 빠져나간 돈이 일선 행정기관의 금고에 고여 있음을 뜻한다. 문제는 돈을 쓰도록 독려만 할 경우 수치로 나타난 실적만 내세우는 가시적 효과에만 매몰될 수 있다. 이는 재정 조기집행의 본래 취지가 아님은 분명하다. 감사원도 이 같은 사례를 포함, 재정 조기집행을 빙자한 예산낭비도 함께 점검한다고 하니 두고볼 일이다. 과거에도 경기를 이끌기 위해 재정을 조기집행한 적이 있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바로 실적주의에 매몰돼 돈이 정부 금고에서 민간에 전달되는 '속도'에는 무관심했던 탓이다. 이번에 박 시장에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것은 바로 현실에 맞는 예산의 집행을 강조한 점이다. 정부가 하는 일이 그러하듯 대부분 형평성과 균형이라는 기준을 내세워 일률적인 집행이 관행화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 집중적인 예산투자와 집행이 시급한 곳이다. 자유무역지역이 그렇고 혁신도시와 신산업단지, 테크노파크가 그렇다. 불황을 이겨내는 방법론은 다양할 수 있지만 오늘의 한국경제를 이끈 울산에 대한 보다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