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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가 12일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으면서, 미약하나마 올해 임단협 연내 타결의 불씨를 되살렸다. 노조 파업에 못이겨 회사 측이 변화된 제시안을 내기로 하면서, 노조에 의해 지난 7일 무산된 36차 본교섭 후 교섭이 재개된 것이다. 노조도 협력사의 고충과 지역사회 여론에 대한 부담으로 보이콧했던 교섭 재개를 결정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37차 임금 및 단체협약 본교섭을 진행했다. 노조가 회사측이 진일보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중단했던 본교섭이 엿새만에 재개된 것이다.
 회사측이 어느 수준의 추가 제시안을 내놓을지 관심을 받았지만 공개되지는 않았다. 다만 이날 회사와 노조는 의견 접점을 이루지 못했고, 14일 38차 교섭을 다시 열기로 했다.
 회사는 그동안 실무교섭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시안을 마련해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제시안 이전 올해 교섭에서 회사가 낸 제시안은 기본급 4만2,879원(별도승급1호봉+정기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250%, 일시금 140만원, 단체개인연금 5,000원 인상, 복지포인트 20만원 등이다.


 노조는 지난해 합의안(기본급 7만2,000원, 성과급 350%, 주식 10주, 일시금 330만원, 포인트 50만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주부터 이번 주까지 부분순환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출범한 새 노조 집행부는 '새로운 투쟁전술'로 부분 순환파업과 촉탁계약직(원청 직고용계약)의 정규직화라는 사회적 투쟁을 명분삼아 지난 5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6일 완성차 공장 3시간 파업을 진행했으며, 7일에는 엔진·변속기 등을 생산하는 간접사업부 3시간 파업, 8일에도 1조와 2조 각각 3시간씩 파업을 진행했다.


 이번주 들어서도 11일 전 공장 1조와 2조 각각 3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으며, 12일에도 완성차 공장 4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13일에는 간접사업부 4시간 파업이, 14일과 15일에는 1, 2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이 예정돼 있다.
 이 같은 파업 압박으로, 올해 판매 및 생산에 발등에 불 떨어진 회사로서는 추가 제시안을 내놓기로 하면서, 협상 테이블이 가동된 것이다.
 노조도 중소 협력사에 전가되는 파업 피해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교섭에 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노사가 회사의 새 제시안을 토대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임단협을 연내 타결할 수 있다. 하지만 추가 제시안마저 반대에 부딪칠 경우 연내 타결은 사실상 무산된다.


 지역 노동계에서는 "지난해 노조 차원에서 더 이상 소모적인 파업 등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음에도 노사갈등과 파업으로 손실은 손실대로 입은 뒤 합의되는 시나리오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어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해이해진 게 사실"이라며 "4차 산업 도래로 산업계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에 과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합리적인 노사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미영기자 myidaho@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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