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임단협과 울산 동구의 겨울나기
현대重 임단협과 울산 동구의 겨울나기
  • 울산신문
  • 승인 2018.01.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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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가 2년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부결하자 동구 지역민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잠정합의안 통과로 동구경제 회생을 기대했던 지역사회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이번 부결로 노사관계가 더 악화돼 자칫 3년치 교섭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6년과 2017년 2년치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56.11% 반대로 부결됐다.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현대로보틱스와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은 잠정합의안에 찬성했지만 정작 현대중공업 본사 조합원이 반대표를 많이 던져 부결된 것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12월29일 임단협 교섭 시작 1년7개월만에 △기본급 동결 △자기계발비 월 20시간 지급 △임단협 타결 격려금 연 100%+150만원 △사업분할 조기 정착 격려금 150만원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으나 결국 이번 부결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부결 원인으로는 분할 4사 통합 노조 체제에서 각 사별 2017년 성과금 격차와 최저시급 인상에 맞춰 상여금 일부 분할지급, 고용 안정 미보장 등이 꼽혔다.

특히, 성과금 지급규모가 분할사 간 4배 이상 차이나는 합의안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잠정합의안 부결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조선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단독으로 교섭이 진행·합의됐다면 가결될 만한 수준이더라도, 다른 분할사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조건이라는 이유로 반대표가 많이 나와 부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어렵사리 도출한 2016·2017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의 거부 결정으로, 회사와 노조는 더욱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원점에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문제는 이번 부결 사태로 빚어지는 지역사회의 후폭풍이다. 울산은 조선업 침체와 구조조정 여파로 개인소득에서 10년만에  서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인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울산의 주민등록 인구는 116만5132명으로 1년 전 117만2304명보다 7172명이 줄었다. 울산 인구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증가해왔지만 2016년부터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소재해 있는 동구지역의 경우 인구(내국인 기준)가 자치구 출범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구의 인구는 16만9605명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인구가 17만 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동구가 자치구로 출범한 1997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동구를 포함한 울산의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당연히 조선업 침체에 있다. 임단협 타결이 당장 떠나간 사람들을 돌아오게 하고 침체된 동구를 되살려 놓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울산 동구가 새롭게 도약할 계기는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부결 사태는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울산 동구는 과거 부자도시 울산의 상징이었다. 시민들의 얼굴엔 여유가 넘쳤고 상인들의 목소리도 정겨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지난 2년사이에 자영업은 완전히 무너졌고 구조조정과 파업 등 악순환이 이어지며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리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다 현대중공업의  2년 치 임단협이 지지부진하면서 동구는 물론 울산지역 경제 전체가 깊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인구감소는 지역사회의 심각한 경고음이다.  인구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동구 인구가 16만명 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울산시 동구 관계자는 "조선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 특성상 인구 16만명선 유지도 위태로울 수 있다"며 "새로운 새로운 성장 동력과 정주여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 쪽은 지역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몇차례나 지역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현대중공업 노사의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동구 상인들은  "가게 문을 열어도 손님이 없고, 직원 인건비를 감당하기에도 힘든 실정이다. 외식업 지부 회원 업소 중에서 한 달 15개 정도의 업소가 폐업하고 있고, 200여개 업소가 휴업중이다"고 토로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울산 동구는 다음달 경남 거제시와 함께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을 건의해 각종 정부 지원을 우선적으로 받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위기지역이 지정되면 고용유지 지원금과 특별연장 급여를 비롯해 지역맞춤형일자리 창출지원과 사회적 일자리, 고용안정 등 일자리 관련 사업비도 우선 지원받을 수 있다. 

문제는 고용위기지역 지정이나 정부지원이 아니라 지역의 자체적인 회생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1위 조선소의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 노사가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되살려 동구에 또다시 희망의 빛을 주길 주민들은 간곡하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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