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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100% 지분투자한 하베스트 기업가치 감소 규모가 5조 원에 육박하는 등 잇단 해외자원투자 실패로 인한 공사의 부실경영이 심화되고 있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가 투자한 캐나다 석유기업 하베스트는 지난 2016년말 기준 장부가액이 3,070억 원으로 취득가액 5조1,301억 원의 6.0%에 불과했다. 기업가치가 무려 4조,8230억 원 날아간 것이다. 

자본금은 2012년 2조8,965억 원에서 2016년 931억 원으로 96.8%(2조8,034억 원)나 줄었다. 미국 셰일 원유·가스 생산이 늘어 캐나다 원유 원유가격 낮아진 것이 기업가치 악화의 요인인으로 꼽힌다. 자본잠식은 가까스로 면한 상태지만 2016년 순손실 규모가 3,064억 원에 달해 2017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할 경우 자본잠식 우려도 매우 크다. 

하베스트는 2014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대로 떨어진 후 원유 채굴비용이 판매비용보다 커지면서 자금난에 빠져 2015년 3월 블랙골드광구 사업을 중단했다. 지난해 한국석유공사는 하베스트 투자액 회수를 위해 블랙골드광구 사업재개를 결정했지만 유가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영업이익 창출 여부는 미지수다. 

하베스트 다음으로 기업가치 감소폭이 큰 곳은 영국의 원유 탐사업체 다나페트롤리엄이다. 취득가액 4조3,029억 원 대비 장부가액은 2조3,832억 원으로 1조9,198억 원의 기업가치가 감소했다.  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가진 다나페트롤리엄도도 지난 2010년 인수대금이 3.4조원에 달할 정도로 당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거래 규모가 가장 컸다. 

다나페트롤리엄의 2016년 순손실액은 1,043억 원에 달했다. 이밖에 알려지지 않은 자원외교 실패사례도 많다. 석유공사가 '자원외교 첫 성과이자 쾌거'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이라크 쿠르드, 카자흐스탄 잠빌 사업은 처참히 끝이 났다. 이라크 쿠르드 사업은 2008년 6월에 시작됐다.

석유공사는 쿠르드 지역을 추정매장량 72억 배럴이의 석유가 저장돼 있는 노다지로 판단, 쿠르드와 5개 광권 계약을 체결했다. 5개 광구는 바지안(Bazian), 큐스 타파(Qush tappa), 사나가우 노스(Sangaw North),사나가우 사우스(Sangaw South), 하울러(Hawler) 등이다. 이중 한국지분이익은 19억 배럴로, 국내 1년 소비량의 2배다, 공사는 당시 매장량이 5억 배럴을 웃돌 것으로 추정해 바지안 광구를 '노른자'라고 예상했다. 

공사는 거액을 쏟아 부었지만 원유나 가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심지어 하울러(Hawler)광구는 60만 달러를 투자했음에도 현재까지 탐사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공사는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광구 5곳 가운데 쿠쉬타파와 상가우 노스 광구 지분 전체, 상가우 사우스 지분 절반을 반납했다. 그러다 결국 2016년 8월 사실상 사업을 포기했다. 석유공사는 그간 광구 시추 및 물리탐사 과정에 2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5개 광구 중 4개 광구의 탐사에 실패했으며, 1개 광구만을 생산중이나 매장량은 4700만 배럴에 불과하고 SOC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다. 총 투자비 6억8,600만 달러 중 800만 달러를 회수했고, 손실액은 5억8,300만 달러다. 카자흐스탄 잠빌 사업도 마찬가지다. 당시 석유공사는 10억 배럴 규모의 광구를 확보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강행했다. 

석유공사는 2008년 KMG가 소유한 잠빌 광구 지분 27%를 8,500만달러에 인수한 뒤 광구 탐사 등을 위해 약 1억6,500만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인수 합의 금액인 7,500만달러보다 13% 비싼 8,500만달러에 지분을 인수했다. 이마저도 실패로 끝났다. 석유공사는 2008년 협약 당시 보수적으로 잡아도 10억배럴의 원유가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시추 결과 원유 매장량이 1억배럴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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