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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적십자 회비 납부 통지서가 어김없이 날라 왔구나"하고 1만 원의 회비를 납부하신 분도 있고 아직 납부 못한 분도 계실 것이다.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항이지만 내가내는 적십자 회비가 어디에 쓰이는 지 궁금하기도 하다.

대한적십자사가 설립된 것은 1905년 고종시대인 대한제국 때이다. 이후 113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물론 국제적십자위원회는 그 보다 훨씬 앞선 1863년 제네바에서 설립되었다.
적십자사 울산지사는 광역시 승격 후인 1998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20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 이기도 하다.

적십자회관도 지난 2014년 3월 중구 성안동에 독립 건물로 신축하여 자리하는 등 울산은 그 동안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여 적십자 봉사원이 107개 단체에 4,200여 명이나 되고 청소년 적십자 봉사단체인 RCY도 239개에 1만 4,000여 명이나 되는 거대한 적십자가 되었다.

적십자 운동은 '7대 원칙'이 있다.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 하는 인도주의를 비롯해 고통과 재난으로 부터의 공평, 인종·종교·정치적 이념적 논쟁으로 부터의 중립, 독립적 운영, 어떤 이익도 추구하지 않는 자발적 봉사, 1국가 1적십자의 단일성, 능동적이고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보편성의 원칙을 추구 하고 있다.

적십자의 취지나 이념은 숭고함에 있지만 갈수록 그 관심도는 떨어지고 있다. 당장 어려운 이웃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갈수록 각박해지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 목표 달성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는 적십자 회비의 모금도 해가 갈수록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의 적십자 회비 모금총액은 2014년 20억 1,800만 원, 2015년 19억 5,700만 원, 2016년 19억 4,600만 원으로 해마다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울산에서 이례적으로 3명의 '레드크로스 아너스 클럽(RCHC)' 회원이 배출되면서 당초 목표액인 20억 원을 달성했지만, 일반회비 모금액은 여전히 감소 추세다. 실제로 올해 울산지역 적십자 회비 모금액은 이달 11일 기준 9억 9,500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4.8%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RCHC는 누적 기부금액 기준으로 대한적십자사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속한 개인 고액 기부자들의 모임으로, 울산에서는 지난해 처음 나왔다. 이처럼 고액 기부자는 극히 드문 경우여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반회비 모금액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는 과거 고지서처럼 당연히 내는 줄로만 알았던 적십자 회비에 대한 인식이 내지 않아도 된다는 성금식으로 바뀐 것이 그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적십자는 지난 2016년 울산을 물바다로 만든 태풍 샤바 때의 복구, 포항 지진복구, 태안 바다 기름 청소 등과 같은 크고 작은 사회봉사 활동을 비롯하여 재난시의 구호 활동과 청소년 적십자 활동 및 응급 조치, 심폐 소생술과 같은 지역 보건활동 등 수많은 활동을 봉사원들과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소요된다. 일반회비, 후원회비, 기부금, 사업 수입 등으로 충당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들이 내는 1만 원의 일반회비가 5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회비 납부가 부진하면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적십자 회비는 기관이나 단체 및 기업이나 개인이 용도를 지정해 후원도 할 수 있고 정기 후원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특별히 요구 된다. 내가 내는 1만 원의 회비로 나도 봉사 활동과 구호 활동 등 적십자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나눔은 희망이다. 우리 모두 자긍심을 갖고 적십자 회비 납부에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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