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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로 오세요. 제가 옛이야기 같은 동시 두 편 읽어드릴게요. 화롯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옛이야기 듣기 딱 좋은 겨울 방학이잖아요. 밀린 일기가 많다고요, 밀린 숙제도 장난이 아니라고요. 어째요, 저 친구는 벌써 방학이 끝났다네요. 음, 그래도 마음과 귀를 활짝 열어두면 고맙겠어요.
 
# 마늘 일곱 형제
 
옛날옛날 땅속나라에
마늘 일곱 형제가 살았는데
어느 날 옆집 아기 감자가
귀신이다 하고 놀래 줬대
깜짝 놀란 일곱 형제가
엄마야 하고

 

꼬옥 끌어안았는데
무섭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참 좋더래
그래서 서로 보듬고 살자 그랬는데
 
그래서 어떻게 됐어?
한 몸이 돼서
끙!
이렇게 힘센 엄마도
떼어 놓기 힘들게 됐지.
 
# 맘도 두지 말고
 
빈 땅을 보면
노는 땅 아깝다 그러지 말고
 
딱정벌레 방 내주고
풀꽃이나 피우면서
한 해 놀게 두자
 
집도 짓지 말고
콩도 심지 말고
맘도 두지 말고

 

그동안 마늘 형제들이 딱 붙어서 지내길래 이유를 몰랐는데, 이 시를 읽고 나서야 알았어요. 요즘은 겨울이라 마늘 형제들이 더 똘똘 뭉쳐 지내겠지요. 마늘이 한 덩어리로 붙어 지내는 이유가 더 있을 텐데 심심할 때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맘도 두지 말고'란 시도 잘 들었나요? 방학 동안만이라도 맘대로 놀게, 마음껏 놀게, 하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거예요. 방학인데도 여유 없이 지내는 여러분을 보면 방학 동안엔 숙제 금지, 모든 학원 문 닫기, 뭐 그런 법이라도 새로 생겼으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해봅니다. 이 시들은 주미경 시인이 쓴 '나 쌀벌레야'라는 동시집에 실린 시랍니다. 이 두 편의 동시 말고도 재밌는 시, 유쾌한 시, 의미 있는 시들이 많답니다.
 
□ 이 시집을 읽고 푸는 퀴즈
퀴즈 1 -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새는 어떤 새일까요?
퀴즈 2 - 서쪽 산꼭대기에 붕 떠 있는 주황색 탁구공은 무엇일까요?
 
정답을 아시는 분, 궁금하신 분들은 저를 찾아주세요. 저는 북구 양정작은도서관 달팽이 상주작가로 근무하고 있어요. 

 

최봄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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