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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화 경제부기자
하주화 경제부기자

 

역시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긴가민가'하던 사이 우리는 이미 4차 산업혁명시대로 진입했다. 현대차가 내놓은 전기차 사전 판매가 대박 행진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기계의 진화를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AI 영역 확장의 속도를 감안하면 완벽한 자율주행도 이제 곧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육감이 선명해진다. 

이 상황에서도 멈춘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노동운동이다. 아직도 분배의 원칙을 놓고 노사가 밀당을 하고 있으니 시대를 거슬러 가는 모양새다. 사실 크게 보면 부질없는 '소모전'이다. 어차피 4차 혁명은 직업증발의 시대를 불러온다. 과거 산업혁명 때도 그랬다. 증기기관 한 대가 1,000명의 사람을 실업자로 만들었다.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영국이 제정했던 '붉은 깃발법'도 산업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폐기됐다. 이 법은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반대하는 마부들을 달래기 위해 자동차를 몰려면 기사 말고도 여유 인력을 고용하도록 하고 기수가 붉은 깃발을 들게했던 법이다. 

4차 혁명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도 당장의 분배를 놓고 악다구니하는 사이 제2, 제3의 마부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어렵게 임단협을 타결한 현대차 노조 역시 또 다시 핏대를 세워댈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임협까지 가지 않아도 당장 코나 일렉트릭의 맨아워 협상부터 게임은 시작된다. 주문이 밀려드니 어찌보면 노조가 한 몫 단단히 챙기기 좋은 시즌다. 무서운 4차 산업혁명의 속도나, 지금 자리가 마부들이 내준 자리라는 것에는 아랑곳 하지 않을 그들이다. 그러나 잉여 인력의 증발은 뒤돌아보면 언제나 점진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무서울 정도의 속도를 보이는 4차 산업혁명은 '쨉'이 없다. '훅'만 있을 뿐이다. 더 많이 내 몫을 챙기려면 더 빨리 내 자리를 걸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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