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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교수는 어릴 적 하도 골골해 당신의 어머니께서 자주 체념 섞인 말로 '결혼 할 때까지만 살아주오'하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할 것이 있을 때는 앉기보다는 서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2층인 집에서는 걸어서 오르락 내리락, 1주일에 3번씩 수영을 하고 하루에 50분씩 집 근처 야산을 산책한 결과 현재 100세의 장수인이다.

운동은 건강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갖고 평생을 건강적금을 가꾸어 오면서 최근까지 '백년을 살아보니'를 저술하는 등 언론대담, 조찬 모임에도 아무런 불편 없이 나가는 왕성한 활동을 과시하고 있다. 김 교수의 철학은 '건강이란 적금 같은 것'이다. 이는 "건강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경험상 80~90대의 건강은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60~70대 만들어지듯, 60~70대의 건강은 50대부터 쌓여서 결정되고 노년기에 일할 수 있는 정도로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그 이전부터 삶에 충실했다는 걸 의미 한다"는 말씀이다.

충분히 공감하는 이야기이다. 지난 주말에는 치술령(765m)꼭대기까지 자전거를 메고 올라갔다. 어떤 이는 등산하기도 길이 비좁은데 하면서 '미친 놈 아닌가'하고, 어떤 이는 '대단하다' 하기도 한다. 설령 혀를 껄껄 차면서 겉치레 인사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나는 지금 단기건강적금을 열심히 불입하고 있는 중이다. 머지 않아 나뭇가지에 움이 트고 새싹이 돋아 날 쯤 적금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3·1절 울산마라톤,  3월 태화강국제마라톤, 염포산벚꽃산악자전거대회, 280랠리 때 이 적금을 풀 계획이다.

나의 건강적금 종자돈은 무엇일까. 하나는 자전거 타기다. 직장까지는 왕복 40㎞로 충분한 운동량이다.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주위 풍광이 볼만하다. 계절별로 나름의 풍경에 즐거움을 만끽하며 달린다. 그러니 몇 날 즐거울 수밖에. 또 하나는 점심 후 30분을 걷는 일이다. 특별한 일 없으면 맛있게 태화강 홀에서 점심 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주변의 동서남북을 매일 바꾸어 가볍게 걷고 변화된 모습을 즐긴다.

직장에서 동료 간 의논이나, 축하할 일이나, 위로할 일이 생기면 전화하지 않고 직접 몸을 움직여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일도 잘되고 모든 일에 진솔성의 효과가 더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승강장까지 5분이나 10분 걸어갈 수 있어 좋고 요즘처럼 추운 날 따스한 버스에 올라 즐겁게 책도 읽고 손을 호호 불면 올라타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같은 이유로 주위에 건강적금 가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연초가 얼마 지나지 않았다. 매년 새해에는 건강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하지만 이내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다. 춥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취미가 없다는 핑계로 다음으로 자꾸 미루게 되는데 그럴수록 건강은 더 멀어지게 마련이다. 정신건강 적금도 중요하지만 먼저 육체건강 적금부터 가입하시길 바란다. 투자율 높고 효과도 최고. 가입 기한은 얼마 남지 않았다. 곧 적금을 풀어야 할 일이 생길 것이다.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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