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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이른 아침부터 울산 남구 야음동 호수공원대명루첸 공사현장 앞에서 한숨 섞인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들은 이번 공사 골조작업을 맡은 한 하청업체 근로자들로,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었다.

현재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약 100여명이 임금 7억 6,000여만 원을 받지 못했다. 원·하청 사이에서 추가 공사분 비용과 관련해 갈등이 빚어지면서 현장 근로자들 임금이 체불됐기 때문이다.

하청업체는 추가공사분에 대한 비용을 원청에서 지급하지 않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원청업체는 당초 추가공사로 인해 증액된 비용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약을 했음에도 추가공사분 비용 일부를 이미 지급했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 이달 초부터 작업을 거부하면서 골조작업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임에도 원·하청업체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건설노조가 개입해 집회를 열고, 건설중장비업자들도 작업 거부에 연대 동참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건설노조는 원·하청간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임금체불부터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시 해당 업체들에 대한 작업거부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원·하청간 합의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근로자들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조만간 해결 될 것'이라는 말 뿐이다. 임금은 노동자가 흘린 땀의 보상이며, 사회가 사회답게 굴러갈 수 있게 하는 약속 중 하나다. 그 어떤 이유로도 임금체불은 정당화 될 수 없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이번 사태에 딱 들어맞다. 고래는 싸움 이전에 새우부터 살피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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