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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중구가 문화도시로 거듭났다. 중구의 변신은 이미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다. 중구만의 특색이 묻어난 '문화의 거리'는 이제 사람들이 찾고 싶은 공간으로 변모했다. 중구 원도심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해마다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태동기를 거쳤다면 이제는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무엇보다 중구지역 내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유·무형의 문화자산을 이용해 '역사'를 입힌 관광 콘텐츠 사업에 행정력을 쏟고 있으며, '관광도시'로서의 또 다른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병영성 프로젝트다.

울산 중구가 지역문화재 가운데 하나인 병영성에 대한 중구 주민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는 문화재청의 '2018년 문화재 지역 주민공감정책 공모사업'에 선정된 '병영성 봄. 봄. 봄.'을 세차례 나눠 실시한다. 문화재 지역주민 공감정책 사업은 문화재를 주제로 한 특색 있는 지역문화콘텐츠 활성화와 문화재에 대한 주민의 이해와 인식을 넓히기 위해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다. 이 사업의 세가지 프로그램 중 첫번째 행사인 '병영성 현재를 거닐어 봄'이 이달 초 병영성 일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참가자들이 전문가와 함께 병영성 현장답사와 병영성 편지쓰기, 풍선날리기 등 지역의 문화유산을 탐방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펼쳐졌다.

중구는 이달부터 12월까지 병영성 주변 이야기를 풀어낼 어린이 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인 '병영성 미래를 나누어 봄'과 오는 10월에서 12월까지는 지역 어르신과 함께 병영성의 흔적을 담는 '병영성 과거를 담아 봄' 등 세 가지 테마로 연중 진행한다. 참여는 병영성을 알고 싶은 주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이나 궁금한 사항은 중구청 문화관광실로 문의하면 된다.

이와 함께 중구는 지난해 축성 600주년을 맞은 병영성을 지역주민에게 제대로 알리고 보존 및 활용 차원에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600년 역사, 4공과 만나는 병영성' 사업을 문화재청에 신청·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했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재청의 문화재 지역 주민 공감정책 선정사업 가운데 우수사례로 선정돼 전국 지자체에 소개된 바 있다.

울산 중구 병영동에 위치한 울산 경상좌도병영성은 조선시대 잦은 왜적의 침입으로부터 낙동강 왼쪽지역과 동남해안을 방어하기 위해 병마절도사가 머물던 성이다. 태종 17년(1417) 경주에 있던 좌병영을 현재의 장소에 옮겨와 성을 쌓았으며, 경상좌도병마절도사는 경상좌도에 위치한 40개 고을의 군대를 총괄하던 명실공히 당시 경상좌도 육군 총대장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곽 내부에는 병마절도사의 공관인 동헌과 임금의 전패를 봉안한 객사를 비롯하여 무기와 군기물을 보관하던 각종 창고시설 및 관련 관청들이 위치했고, 성벽 둘레 3,732척의 위용을 자랑했다. 4방에는 각 1개씩의 성문을 두었는데, 남문은 진남루(鎭南樓) 또는 물거루(勿去樓), 북문은 현무루(玄武樓), 동문은 인빈루(寅賓樓), 서문은 명검루(鳴劍樓)라고 했다.

1856년에는 남문 밖에 성벽을 덧붙여 쌓아 별도의 외삼문(外南門)을 설치했다. 병영성은 사적 제320호. 지정면적 56,371㎡. 구릉의 정상에서 넓은 계곡을 두른 포곡형(包谷形) 성으로 전체는 타원형이다. 사방에 성문을 두었고, 문에는 옹성(甕城 : 성문의 앞을 가려 적으로부터 방어하는 작은 성)을 두었던 흔적이 있으며, 사방 8m 크기의 치성(雉城 : 성벽에서 돌출시켜 쌓은 성벽)이 군데군데 있었음이 확인된다. 성돌은 임진왜란 이후에 왜성을 쌓을 때 많이 없어졌으나 기단부는 대부분이 남아 있다. 성벽은 구릉의 정상을 안쪽으로 하고, 바깥 경사면에 7m 두께로 기단을 둔 다음, 기단에서 50㎝쯤 안쪽으로 성벽을 쌓아올렸으며, 내부는 잡석으로 채웠다. 바깥쪽 가파르지 않은 곳에는 10m 밖으로 너비 8m, 깊이 2m의 해자(垓字 : 성 밖으로 둘러 판 못)를 팠던 자취가 남아 있다.

울산시 중구는 과거 병영성의 가치를 되살리고자 2010년부터 병영성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성곽정비, 성문복원 및 탐방로 조성 등 많은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 울산은 '성곽의 도시'라 불릴만큼 관문성, 언양읍성, 병영성, 개운포성, 서생포왜성 등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성곽들을 갖고 있다. 울산은 해안을 통한 교류와 해상교통의 요충지였으며, 국토방위상 중요한 군사거점이 되어 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울산 경상좌도 병영성은 단연 대표적인 울산의 성곽이다. 성곽도시 울산에서 병영성을 대표브랜드로 하고 이를 전국에 알리는 사업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다. 물론 그동안 정부의 지원이 있어왔지만 앞으로 보다 알찬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울산시민들이 병영성에 대한 보다 많은 애정을 가질 때 병영성이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자리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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