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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양대 성장축인 울산미포산단과 온산산단의 가동률이 곤두박질치면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과거 부자도시 울산의 심장이었던 국가산단이 추진 동력을 잃고 신음하고 있다. 

#2016년 이후 24개월만에 최저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울산 국가산단의 가동률은 85.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3.5%) 보다 8.8%나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말(90.6%) 90%대를 가까스로 턱걸이했던 가동률은 올해 1월(86.6%)들어 80%대로 주저 앉았다. 

산단별로는 울산미포산단과 온산산단이 각각 84.1%, 88.4%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93.5%와 93.7%에 대비해 각각 10.0%, 5.7%씩 하락했다. 양대 국가산단의 가동률은 2016년 2월(85.2%) 이후 2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입주기업이 1,257개사에 달하고 2년 동안 37개사나 늘어나는 등 영역이 확장됐지만 공장 가동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실제 울산미포산단에는 888개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디엠엘리베이터' 등 32사가 늘어났지만 실제 돌아가는 공장은 760개사로 7개사가 증가하는데 그쳤다. 363개 기업이 입주해있는 온산산단도 같은 기간 새로 둥지를 튼 기업은 '화승가스테크' 등 5개사에 달하지만, 가동되고 있는 있는 기업은 301개사로 1개사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입주기업 늘었지만 가동률은 되레 하락
이는 조선과 자동차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실제 이들 업종의 가동률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1~2월 울산미포산단내 가동률은 자동차의 경우 74.2%로 지난해 같은기간(97.9%)보다 23.7%나 급락했다. 조선업 역시 87.6%로 같은 기간 94.1%에서 6.5%가 줄어든 상태다. 

온산산단의 경우 자동차가 90.3%에서 90.1%로 0.2% 떨어졌다. 특히 조선은 77.4%에서 40.5%로 무려 36.9%나 주저앉았다. 입주업체 가운데 실제 공장을 돌리고 있는 곳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지난해까지 슈퍼 호황을 누려왔던 석유화학도 가동률이 96.0%에서 88.9%로 7.2% 줄어들며 올들어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이들 업종의 동향은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동차는 설 연휴에 따른 생산일수 감소와 해외시장에서의 판매부진 지속으로 인해 생산·수출 실적이 모두 감소했다. 자동차는 2월 25,539억원을 생산하고 9억9,500만달러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각각 1.9%, 11.8% 떨어진 성적표를 내놓았다. 조선은 16년 수주절벽에 따른 생산·수출 실적 감소세가 반영되면서 생산 실적이 1조4,24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수출은 이미 11억900만달러에서 11억5,000만달러로 3.6% 늘어났지만 이는 2~3년 전 수주된 선박이 인도되면서 집계된 수치로, 현재 실적과는 무관하다. 그나마 석유화학은 버텨내고 있다. 미국 정유사 가동률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전년대비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으로 생산·수출 호조세는 지속됐다. 같은기간 생산은 6조,501억원에서 6조3,992억원으로, 수출은 25억9,600만달러에서 29억2,800만달러로 12.8% 상승했다.  

#근로자수 2013년이후 최저 수준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가산단내 일자리도 급격하게 줄고 있다. 2월 양대 국가산단내 근로자수는 11만234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1만5,785명보다 4.8%감소했다. 이는 집계데이터가 남아있는 2013년 1월(11만6,708명)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온산공단은 1만6,911명에서 1만4,910명으로 2,000명(11.8%)이나 빠져나갔다. 이는 조선부품사와 소규모 플랜트 업체가 경기부진을 넘어서지 못하며 잇따라 문을 닫은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울산미포산단도 9만8,874명에서 9만5,324명으로 4.8% 감소했다. 

과거 울산의 대동맥이었던 국가산단은 조선뿐 아니라 플랜트, 자동차산업 등의 불황이 겹치며 우울한 분위기가 압도하고 있다.  실제 불황 장기화로 온산국가산업단지에서는 포스코플랜텍 등 20~30개 공장이 매물로 나오기도 하는 등 하방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업체 다변화 등 변화 시급
전문가들은 업체 다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박동철 울산본부장은 "석유화학을 제외한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과 자동차의 수출 부진 등으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세에 있다"라며 "노후된 산단을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구조고도화 사업, 기업 R&D 개발과 4차 산업혁명 교육·해외 마케팅 등을 골자로 하는 클러스터 사업 등 지원 통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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