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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물부족에 시달리던 울산지역이 3월과 4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극심한 가뭄이 해갈됐다. 하지만 울산은 상시화 되고 있는 가뭄에 대비하는 능력이 여전히 부족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울산상수도사업본부와 울산기상청 등 관계 기관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에 강수량은 총 285.9㎜다. 특히 3월 155.3㎜, 4월 현재까지 54.5㎜ 등의 비가 내렸다. 지난해 같은기간 강수량 178.4㎜에 비해 100㎜이상 많고, 지난해 총 강수량인 671.4㎜의 42%에 달한다.

식수 전량을 낙동강 물에 의존하는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2월 말까지 이어진 사상 최악의 가뭄도 끝났다. 지난 겨울부터 비가 내리지 않을 때는 전량 낙동강물에 의존하며 하늘만 바라보는 날이 지속됐다. 다행히 봄철에 비가 자주 내려 위기상황이 지나갔다. 현재 울산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댐의 유효저수율은 회야댐(총저수량 2,100만㎥) 91.9%, 사연댐(총저수량 2,400만㎥) 7.6%, 대곡댐(총저수량 2,700만㎥) 22.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회야댐 46.6%, 사연댐 4.9%, 대곡댐 13% 등 취수가 불가능했던 수준을 모두 벗어났다. 이에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달 19일부터 회야댐 낙동강 원수 유입을 중단하고 자체 원수로 식수 공급을 하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지난해 7월부터 중단됐던 사연댐 취수도 재개했다. 현재 회야댐 18만톤, 사연댐 13만톤, 대암댐에서 취수장을 통해 공급되는 낙동강 원수 4만톤 등 하루 35만톤의 식수가 지역에 공급되고 있다.

일부 저수지가 기능을 상실하는 등 물 부족 사태를 겪었던 농업용 저수지도 저수율이 급상승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울산지사가 관리하는 지역 85개의 대규모 저수지는 지난 2월말까지 심각단계를 겨우 면한 평균 50%대의 저수율을 기록했다. 잇따른 비로 현재는 85.5%까지 증가했다. 원활한 농업용수 공급이 가능한 저수율 80%를 넘어섰다. 특히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던 오룡·다개·갈전저수지 3곳의 저수율도 회복됐다. 현재 오룡저수지는 96.2%, 다개저수지는 56%, 갈전저수지는 30.3%를 각각 기록 중이다.

이는 항구적 대책으로 추진된 양수장 설치 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울산은 자체 공급 가능한 물의 양이 부족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댐을 짓는 등 급수량을 늘리는 항구적 대책이 최선이지만, 이는 소규모댐 건설이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문화재청의 반구대 암각화 보존 대책에 따라 2014년 8월부터 사연댐(만수위 60m)의 수위를 48m로 인위적으로 낮춘 것을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수위 조절로 일일 공급량이 3만톤 줄었다. 정부가 물 부족분 중 7만톤을 경북 운문댐에서 끌어오는 방안도 결론을 내야 한다. 이 방안은 선제 조건인 대구의 취수원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생태제방안을 통해 물길을 돌리고 울산의 식수는 제대로 운용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 정치논리나 중앙식 사고로 반구대암각화 보존 문제에 아집을 부리는 일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억지스러운 수위조절안이나 원형보존을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일은 이제 지겹기까지 하다.

울산의 물부족 사태를 해결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절약 운동이 시급하다. 앞으로도 상습 가뭄지역은 농촌용수개발사업으로 추진하고 논물 가두기 등 물 절약운동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가뭄의 피해는 시민들에게로 돌아간다. 울산시는 물이용부담금을 지난해 톤당 14.3원에서 83.5원으로 인상해 지난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지난해 수돗물 전체 취수량 1억3,064만㎥ 중 낙동강 물 6,416만㎥(49.1%)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울산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식수 공급을 위해 사용 중인 낙동강 물은 수질오염 사고 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 시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먹기 위해서는 급수량을 증대하는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결국 울산이 할 수 있는 것은 물을 절약해야 하는 것이지만 가정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물절약은 시작도 하지 않고 있다.

항구적인 가뭄 대책은 새로운 댐을 짓는 등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급수량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울산은 이 같은 적극적 대책을 마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기적 가뭄 대책을 마련하면서 현재 울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범시민 물절약 운동'을 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시적으로 비가 내려 저수율이 올라가고 식수문제가 일시 해결됐다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울산은 상시적인 물부족 도시다. 어떤 상황이 올 지 모르는데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다. 이제 전시민이 동참하는 상시적인 물절약 운동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이를 위해 울산시와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과 시민단체가 나서 연중 물절약 캠패인에 돌입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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