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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빠른 선제조건 해결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운명의 한 주가 밝았다. 앞으로 나흘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담'결과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높은 비핵화 선언 수준 담는 방안 고심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간 22일부터 청와대 참모진 회의 등 내부회의에만 집중, 외부 일정을 일절 잡지 않고 정상회담 막바지 준비에 '올인'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문 대통령은 이번 주 수석·보좌관 회의와 국무회의 같은 통상 일정만 예정돼 있다"며 "외부 일정도 없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전격 결정한 데 대한 분석을 토대로 비핵화 로드맵을 더욱 깊이 있게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의 출발선인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미국이 요구해온 '선(先)조치'를 단행한 것을 계기로 정상회담 합의문에 더욱 수준 높은 비핵화 선언을 담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북한의 발표에도 기존에 우리 측이 준비해오던 비핵화 대화 준비에 대한 별다른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이 '핵무력·경제 건설 병진 노선'에서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 전략 노선으로 방향을 튼 데 대해서는 "북한 경제에 대한 우리의 기여 여부는 다음 문제라서 여전히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이슈가 핵심 의제"라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있는 상태여서 큰 매듭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풀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 첫 악수 순간 생중계 결정
문 대통령은 이번 주 초께 지난 20일 개통한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을 통해 김 위원장과 역사적인 첫 전화통화를 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통화를 통해 기초적인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크다. 

남북이 추가로 개최키로 한 고위급회담도 이번 주초 열릴 가능성이 있지만, 만에 하나 그 회담 수준에서 결정하지 못할 사안이 불거질 경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방북도 예상해볼 수 있다. 청와대는 두 사람의 정상회담 전 재방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재방북하더라도 정상회담 전에 이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방식,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조우 지점, 친교 행사, 양측 퍼스트레이디의 동행 여부 등에 대한 최종 합의도 정상회담 전에 마무리해야 한다.

청와대는 그간 북측과 두 차례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과 '통신' 실무회담을 개최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당일 남북 정상의 동선과 양국 퍼스트레이디의 동행 여부, 친교행사와 공동언론발표 등 굵직한 주요 일정에 대해서는 북한과의 합의가 완전히 이뤄진 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과 합의가 끝난 일부 사항은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당일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나 악수하는 순간 등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회담 전 평화의 집서 두 차례 리허설
정상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 집'은 지난 20일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청와대는 지난 6일부터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평화의 집 내부 구조를 개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평화의집 2층에 정상회담장이 설치됐으며, 3층에는 오·만찬이 가능한 연회장이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23일까지 이 작업을 끝내고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27일 전까지 두 차례 리허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북한도 24일께 선발대를 파견해 평화의 집에서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리허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날 메인 프레스센터(MPC)가 설치되는 킨텍스 제1 전시관 2층에도 상황실이 차려진다. 이번 정상회담 MPC는 총 3,2000여 평 규모로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MPC에는 전 세계 취재진 2,800여 명이 사전등록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1,000여 명과 2007년 회담 시 1,700여 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서울=김잠출기자 usm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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