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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등 국내 정유업계가 전력을 쏟아왔던 윤활유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업계가 사업 다변화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정유업계에서 윤활유 사업이 '알짜사업'으로 부각되면서 업계 내부에서는 오히려 정유부문 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2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생산하는 엔진오일 브랜드 'SK지크(SK ZIC)'가 러시아 엔진오일 분야 '국민 브랜드(Narodnaya Marka, 나로드나야 마르까)'에 선정됐다. 

러시아 상공회의소와 국민 브랜드 선정위원회가 주관하는 '국민 브랜드'는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은 제품만이 획득할 수 있는 러시아 최고 권위의 브랜드 인증이다. 1998년부터 시행돼 총 93개 분야에 걸쳐 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오일 분야 국민 브랜드는 2015년부터 선정하기 시작했다.

SK지크는 이번 선정과정에서 글로벌 유명 엔진오일 브랜드 및 현지 브랜드와 열띤 경쟁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 1998년 '혹한의 땅' 러시아 엔진오일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지 20주년 만에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최고임을 인정 받은 것이다. 이번 선정으로 SK루브리컨츠는 향후 2년간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SK지크 제품에 국민 브랜드 로고를 부착해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SK, 러시아서 국민 브랜드 선정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SK지크는 러시아 현지 브랜드, 글로벌 유명 브랜드와 경쟁해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것을 증명해냈다"며, "엔진오일 분야 국민 브랜드로 선정된 만큼 러시아 시장에서 제품과 브랜드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수년간 겨울 최저 기온이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러시아 기후에 맞춰 저온 시동성을 강화하는 등 러시아 특성에 맞는 엔진오일 제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SK지크가 '고품질 엔진오일 수입 브랜드'라는 인식을 쌓아왔다. 

덕분에 현지 시장에서 소비자 60% 이상이 제품을 직접 고를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엔진오일 시장의 특성을 잘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아냈다. 

#S-OIL, 프랑스와 합작사 설립
이처럼 윤활유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다른 정유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에쓰오일은 2008년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과 윤활유 전문 합작사 에쓰오일토탈윤활유(STLC)를 설립하고 자동차, 산업 현장에 필요한 윤활유 완제품 시장을 개척중이다.

현대중공업 자회사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 항데이 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과 울산현대의 축구 경기를 후원했다. 이 경기는 베트남 국영방소사인 VTV 6 채널을 통해 베트남 전역에 방송됐다. 현대오일뱅크의 윤활유 브랜드 현대 '엑스티어(XTeer)' 로고가 선수단 유니폼, 경기장 내 광고물 등을 통해 소개됐다.

정유업계가 윤활유 사업에 전력을 쏟고 있는 것은 압도적인 글로벌 수요로 인해 관련 부문의 매출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윤활유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5%~30%에 달한다. 반면 기존 정유사업의 영업이익률은 5%미만이다. 기존 사업 대비 3배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시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3조23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견인한 것도 윤활유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윤활유 사업에서 50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현대오일뱅크 해외 경기 후원
이는 2011년 기록했던 5,096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에쓰오일도 윤활기유 사업에서 4,2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11월까지 4,356억원 규모의 윤활유와 윤활기유 수출을 달성했다. 해외 진출 초기인 2015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SK지크는 러시아 현지 및 글로벌 유명 브랜드와 경쟁해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것을 증명해냈다"며, "엔진오일 분야 국민 브랜드로 선정된 만큼 러시아 시장에서 제품과 브랜드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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