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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을 거친 더불어민주당의 울산 울주군수 후보가 확정되면서 울주군수 선거의 본선 구도는 여야 거대 양당 주자의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최종 4명의 예비후보가 벌인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선호 울산시당 국립병원유치위원장이 본선 후보로 나선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도 민주당의 예선 경쟁 못지않은 뜨거운 경선을 통과한 이순걸 전 울주군의회 의장이 본선에 오른다.
 울주군은 전통적으로 중구와 함께 울산의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지만, 선거 중 가장 어려운 구도인 양자 대결로 대진표가 짜지면서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親 한국당 vs 反 한국당 바닥 정서
여야 거대 양당 맞대결로 굳어져
보수 '난공불락 아성' 與 '도전장'
지지층 확장의 능력 발휘 승부처

# 후보 난립에 과열 경쟁 진통 겪기도
이번 울주군수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현직 단체장이 불출마하면서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때문에 군수 자리를 차지할 다시없는 기회를 맞은 여야 인사들이 너도나도 출사표를 내면서 민주당에선 6명, 한국당에선 무려 8명이 공천 경쟁을 벌였다.
 따라서 후보 난립에 따른 과열 경쟁으로 인한 거듭된 논란으로 경선이 파행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그만큼 울주군수 선거에 대한 양당의 기대감이 컸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당과 제1야당의 울주군수 예선 열기를 뜨거웠던 반면, 다른 야당이나 진보정당에선 아예 출마자 나타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당초 3~4파전이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울주군수 선거가 양자대결로 굳어진 것은 친(親)한국당과 반(反)한국당 성향으로 양분된 최근 울주군의 바닥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당에 맞설 수 있는 대안세력이 아닐 경우 울주군에서 선택받을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바른미래당이나 진보정당의 출마예상자들이 뜻을 접은 결과인 셈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울주군은 중·남구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같은 지역이다. 때문에 역대 지방선거와 총선에선 단 한 번도 진보진영에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보수진영이 지난 20여 년 난공불락의 아성을 구축한 곳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수정당에 맹목적으로 표심을 몰아주지는 않는 분위기가 최근 역력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1년 전 '장미대선' 때 한국당은 울주군에서 만큼은 사수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35.75%를 득표한 문재인 대통령이 31.22%에 머문 홍준표 후보를 4%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 행복케이블카·남서부권 개발 등 이슈
민주당의 울주군수 후보 공모에 사상 유례없이 신청자들이 몰린 것도 지난해 5월 대선효과와 함께 줄곧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높은 당 지지도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물론 울주군 12개 읍·면 중에서 농어촌인 서부권과 남부권은 여전히 보수 지지층이 두텁다. 하지만 신흥주거지인 범서와 온산·온양 등지에 민주당 성향의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보수색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이번 울주군수 선거는 이 같은 바닥 정서의 변화 속에 어느 후보가 지지층 확장의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른 선거와 달리 지방선거는 조직력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당 조직의 결속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것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이선호 후보는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에 통합진보당으로 울주군에 출마했고,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땐 국민참여당 소속으로 울주군수에 출마한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이 후보는 치열한 당내 예선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일단 본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조직력 열세 등으로 인해 높은 당 지지도를 본선 득표력으로 흡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 이순걸 후보는 지난 2006년 제4회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소속으로 울주군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지역에선 나름의 탄탄한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울주군수 경선에 불복한 당협위원장인 강길부 의원의 탈당 등으로 겪고 있는 후유증과 갈등을 봉합하고 당내 화합을 이뤄내느냐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울주군수 선거의 이슈로는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설치와 남·서부권 관광개발사업, 진하마리나항 사업 재개 여부, 에너지융합 산단 문제, 울산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옛 군청사 매각 문제 등이 꼽힌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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