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팩트체크] 울산 국립병원 유치-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해법 찾기가 최우선

'산재모병원'이 좌초되면서 6.13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울산 '국립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반신반의하며 공약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냉소섞인 시민 반응도 많다. 지금껏 3명의 전직 대통령 공약이었음에도 성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립병원 유치는 열악한 울산의 의료환경을 생각해보면 반드시 이뤄야할 시민들의 숙원이다. 이 때문에 무작정 정치권에 기대는 태도보단 더욱 냉철한 현실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혁신형 공공병원은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와 김진규 남구청장 후보, 박태완 중구청장 후보 등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 맞물려 공약으로 내놓은 상태다. 자유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역시 지난 경험을 되살려 이번에 당선되면 꼭 국립병원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공약은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을까. 국립병원 유치는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가 핵심이다. 결국 예타에 국립병원 유치의 운명이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타란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재정(국고 지원)을 300억원 이상 투자하는 건설, 연구·개발(R&D), 정보화 사업 등 신규 개발·재정 투자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제도다.

예타조사는 경제성(40~50%), 정책성(25~35%), 지역균형발전(20~30%) 등 3개 항목별로 가중치(합계 100%)를 두고, 조사에 참여한 연구진이 평가 항목별 비중과 점수를 계산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도시 낙후도를 따지는 '지역균형발전' 항목의 경우 어떤 예타든 울산은 항상 최하 점수를 받는다. 울산의 낙후도가 17개 시도 가운데 2위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낙후도 조사 방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변하지 않는다. 

결국 '경제성'과 '정책성' 평가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경제성은 시장의 규모, 사업기여율 등을 따지는 '편익'과 총사업비와 운영비를 담은 '비용'을 비교해 평가한다. 비용 대비 편익을 얼마나 높이냐가 경제성 통과의 최대 관건이다. 통상 비용대비 편익비율이 1을 넘으면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 

앞선 사례를 보면 국립병원 경제성 확보는 녹록치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2004년 추진된 국립 공공병원 예타에선 이 비율이 0.2대로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공약으로 추진된 산재모병원도 0.73에 그쳤다. 정책성 평가는 경제성와 달리 주관적 요소도 많이 반영된다. '정치적' 판단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후보자들이 당선돼 국립병원 유치를 시작한다고 해도, 국가예산 편성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나 돼야 예타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산재모병원의 예타는 4년 넘게 진행됐다. 현 정권내 예타가 이뤄질 지, 산재모병원처럼 다음 정권까지 이어질 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특히나 수도권이 아닌 지역사업이 예타를 통과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후보자와 유권자들은 예타가 대통령의 공약도 공식적으로 벨 수 있는 '칼날'로 불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김주영기자 uskjy@


[팩트체크] 중구 일자리 창출-막연한 공약보다 구체적 이행 계획이 필요
 


이번 선거에서 대두되고 있는 울산 중구의 핵심 과제는 단연 '일자리 창출'이다. 중구가 공업도시인 울산에서도 공장이나 산업단지 등이 전무한 지역인 탓에 일자리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박태완 후보는 '청년'에, 한국당 박성민 후보는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일자리 창출 공약을 내놨는데, 후보들이 공약 이행을 위해 제시한 계획들이 임기 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본다.

● 박태완 중구청장 후보
청년창업지원센터 설립 등 약속
건립 예정부지 소유권 해결 우선
● 박성민 중구청장 후보
서비스분야 2만명 신규고용 계획
임기 내 백화점 입점 확신 어려워


박태완 후보는 "청년들이 행복한 중구를 만들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중구지역 청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청년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할 것을 약속했다. 청년 정책위원회와 정책비서관제를 시행해 청년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한다는 계획은 집권 이후 중구청장 권한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년창업지원센터 설립은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박태완 후보는 청년창업지원센터 'A플러스(Plus)'를 옛 중부소방서부지에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해당 부지는 중구가 아닌 울산시 소유다. 이 탓에 중구청장 권한으로는 해당 부지에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고, 해당 부지 활용 방안을 세워 건의만 할 수 있다. 실제 박성민 후보도 중구청장 재임 당시 해당 부지에 공원 설립 추진을 시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아직 남아있는 119상담센터 등 안전시설을 확충하면서도 문화의거리 일대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 중구 뿐 아니라 울산시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에 예산을 편성해 옛 중구소방서 부지에 추진할 본격적인 사업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며, 박태완 후보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선 시에서 'A플러스(Plus)' 건립을 받아들일만한 세부 계획을 내놔야 한다. 

박성민 후보는 재집권시 '서비스 분야 일자리 2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우정혁신도시 내에 백화점이 입점된 이후 이를 중심으로 쇼핑 번화가를 조성, 백화점 종사자와 관련 업계 종사자 등 1만8,500명의 직간접 신규고용 유발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백화점 입점을 전제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수동적인 경향이 있다. 특히 신세계 측이 이후 울산 혁신도시에 약 2만4,300㎡ 규모의 백화점 신규 출점용 부지를 555억 원에 사들였다고 발표한 지난 2013년 이후 수년간 울산점 건립이 지지부진한 탓에 사업 무산이나 변경에 대한 우려도 접어둘 수 없다.

최근에는 백화점이 아닌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건립도 염두에 두는 등 사업이 아직도 가닥을 잡지 못한 상황인데, 백화점이나 쇼핑몰 건립을 위한 행정 절차와 건축에 통상적으로 3~4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해당 공약이 임기 내 이뤄질 수 있을지 현재로는 확실치 않다.  조홍래기자 usjhr@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