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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대기업들이 중국 물량을 인도로 돌리는 등 이른바 '포스트차이나'로 꼽히는 '인도'를 집중공략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 지난해 겪었던 사드보복 등의 리스크에 대응하고, 과거와 달리 세계시장에서 급성장한 중국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는 인도의 굴삭기 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인도 푸네공장 생산능력을 연간 1만 대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이 회사의 인도 공장은 8~34t급 중·소형 굴삭기를 연간 6,000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공장 증설을 통해 초소형부터 대형 굴삭기까지 판매 모델을 다양화해 인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5% 늘어난 2,300여 대의 장비를 판매했다.

자동차 역시 '포스트 차이나 전략'에 따라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올 1분기 베트남에서는 이례적인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지기업 탄콩그룹과 합작한 현대탄콩은 1분기 판매량이 9,35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부터 본격 판매가 이뤄진 이후 월별 판매량이 꾸준히 3,000대를 넘어서는 등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인도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해 33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리는 인도는 한국 내수(약 180만 대) 시장의 2배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인도에서 지난해보다 6.9% 증가한 13만8,000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국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 감소한 16만2,000대를 팔았다. 인도 시장은 성장세를, 중국은 침체기를 겪으면서 두 나라 사이의 판매 대수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인도 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는 것은 인구 약 13억 명 규모의 인도는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G2 시장'의 대안으로 꼽히기 문이다. 특히 집권 5년 차를 맞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자동차 보급에 힘쓰고 있어 재계는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인도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는 이미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울산을 방문한 김상철 전(前) KOTRA 북경·상해 무역관장도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전 관장은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2개의 차이나'를 주제로 강의에서 "중국시장에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는 아웃바운드 시장을 다변화하고 유커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인바운드 시장을 개편하는 등 변화된 중국시장과 경쟁구조를 인정해야할 때"라고 밝혔다. 또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대비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바뀌는 새로운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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