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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야당에 20대 국회 의장단 선출 및 국회 원구성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압승 여세를 몰아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은 "지금 그럴 정신이 없다"며 반대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르면 다음 주부터 야당들과 본격적으로 원 구성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후보로 내정한 문희상 의원 등을 포함한 국회의장단을 먼저 선출한 다음 상임위원장단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당장 원 구성 협상에 나설 여력이 없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 직후 홍준표 대표가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 대표 대행을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와 당 지도부가 15일 총사퇴하면서 김동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직하게 됐다. 원 구성 협상의 최종 책임자인 원내대표가 여야 협상보다는 당 수습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단 선거가 끝난 만큼 의장 선출을 포함해 여야간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여야 5당의 셈법이 다 달라 협상에 착수해도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재보선 승리 결과 한국당보다 몸집을 더 불린 민주당은 원내 1당이 의장을 맡는다는 관행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야당은 '다수당이 의장을 자동으로 맡으라는 법은 없다'며 견제구를 날려놓은 상황이다. 국회의장단 선출은 상임위 배분과 연동된 문제라 여야가 실제 협상에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만 한다. 

20대 국회 전반기의 원 구성 협상은 진통 끝에 민주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가고,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 등을 맡는 선에서 정리됐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에 더해 대통령 비서실, 즉 청와대를 소관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의 탈환을 노리고 있다. '통상 여당이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이 민주당이 내세우는 논리다. 민주당은 우선 20일까지 자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희망 상임위원회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에 국회의장 자리를 쉽게 내줄 수 없으며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 '동시 사수'를 목표로 내걸었다.

다만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야권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은 원 구성 협상의 변수다.
정계개편 소용돌이 속에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면 6월 국회가 '빈손'으로 끝나는 것은 물론이고 정기국회까지 장기 공백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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