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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좌장이자 8선 중진의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은 20일 6·13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탈당하기로 했다.

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서 '평생 몸담았던 당을 떠나며'란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총선 패배 이후 벌써 2년여 동안 고민해 왔다.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이제는 제가 당에 도움을 줄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눈물은 흘리지 않겠다.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 때인 지난해 9월 혁신위원회(류석춘 위원장)가 친박계 실세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계파 전횡 등 책임이 무겁다며 자진 탈당을 권유했다.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두 의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하기도 했다. 한국당 윤리위 규정에 따르면 '탈당 권유'의 징계 의결을 받은 당원은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도 제명 처분된다. 하지만 국회의원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제명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확정하기에 지금까지 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 의원은 입장문에서 "한국당은 아직도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면서 "내가 자리를 비키고자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다. 결국 '친이', '친박'의 분쟁이 두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치가 실종된 빈자리에 오만, 독선이 자리 잡고 독주가 횡행한다. 나를 포함한 정치인 모두의 책임"이라며 "특히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 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조원호 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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