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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인구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다. 조선·자동차 산업의 장기불황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의 인구 유출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국내 인구이동'을 보면 지난 울산은 2분기 동안 무려 3,366명이 빠져나가 -1.2%의 순이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같은 기간 울산으로 전입한 인구는 3만538명이 불과한 반면 전출한 인구는 3만3,904명에 달했다. 주력산업인 조선의 몰락이 인구 유출을 주도했고,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부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울산의 인구유출 증가 속도는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2016년 6월만 해도 500명에 그쳤던 순유출 인구는 경기가 추락하기 시작한 같은해 12월 1,000대까지 늘어났다. 또 조선업 불황이 급격이 깊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2월 들어 2,000명까지 급증하며 정점을 찍었다.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처지에 놓은 올 들어서도 1월만 700명까지 소폭 하락했고 월별 순이동수가 -1,000명 이상을 유지했다. 울산의 순유출 인구는 올 2월 1,500명, 3월 1,400명, 4월 1,100명, 5월 1,000명, 6월 1,300명을 기록했고 분기별 유출인구수에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이동자 수는 173만7,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만6,000명 증가했다. 인구 100명 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이동률은 13.6%로 0.7%p 상승했다. 울산과 유사한 처지에 놓인 전북의 순이동자 수는 -2,625명을 기록, 2006년 2분기(-4,041명) 이후 순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순유입 규모는 경기(4만199명), 세종(8,490명), 제주(2,769명) 등이 컸다. 순유출은 서울(2만9,887명), 부산(7,372명), 대전(3,516명) 등 순으로 많았다.

연령대별 이동자 수를 보면 30대가 37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35만9,00명)가 뒤를 이었다. 6월 이동자 수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000명(0.5%) 늘어난 54만4,000명을 기록했다. 20대와 30대의 전출이 많다는 사실은 더욱 위험한 신호다. 이런 추세면 자칫 광역시의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인구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울산의 인구감소는 무엇보다 울산의 도시잠재력이 줄어들었다는데 심각성이 잇다. 언제부턴가 울산은 매력 없는 도시가 돼버렸다. 기업하기도, 사업하기도, 장사하기도 힘든 도시가 돼버렸다.
이는 곧바로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출산율 감소로 드러나고 있다. 사람이 모이지 않는 도시, 젊은 층이 떠나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 그 대표적인 현장을 울산 동구로 이야기 하지만 실상은 중구 혁신도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울산 혁신도시는 이미 조성된지 5년이 넘어선 울산의 새로운 미래였다. 하지만 지금 울산 혁신도시는 밤이면 어둠이 짙게 내려앉고 낮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사라진 유령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의 상권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침체에다 투자 활성화의 동력을 잃은 혁신도시는 수년간 침체상태에 머물면서 상인들과 건물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0개 공공기관의 이주가 마무리되고 아파트 입주도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상권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당초 혁신도시에서 부푼 꿈을 안고 장사를 시작한 상인들이 손해만 입은 채 울산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도시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2년, 심지어는 건물이 세워지고 단 한 차례도 임대가 이뤄지지 않은 상가들도 있다"며 "건물주들도 혁신도에서 나름의 계획을 갖고 건물을 세웠을 텐데, 이렇게 미분양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매달 울산의 인구는 이제 한달에 3,000명이 떠나는 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위기다. 문제는 울산의 경우 출산율 감소도 걱정이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고 있으니 걱정이다. 2~30대는 물론 실제 경제활동이 왕성하지 않은 10대, 7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인구 순유출이 발생했다. 인구 감소는 울산의 주력산업 부진으로 고용이 불안해지자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이동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다. 새로운 전환점을 찾지 않으면 울산의 화려한 영광은 완전히 과거가 된다.


당장 도시재난 수준의 대책반을 만들어야 한다.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도시, 아니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어 인구관리에 전력을 다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당장 시작해도 늦었다는 사실을 주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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