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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북구청소년수련시설 예정 부지인 신명동 104-7 일대. 북구청은 공사가 60% 진행됐다고 했지만, 부지만 황폐화된 채 방치되고 있다.
20일 오전 북구청소년수련시설 예정 부지인 신명동 104-7 일대. 북구청은 공사가 60% 진행됐다고 했지만, 부지만 황폐화된 채 방치되고 있다.

울산 북구가 한 민간업체에 청소년수련시설 건립 허가를 내준 뒤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이 시설은 지난 2016년 8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업체 측이 2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공사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당초 관할 구청인 북구가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 허가를 내준 것 아니냐는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특히 북구는 해당 업체가 의도적으로 공사를 지연하고 있는데도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부실 검증은 물론 업체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 공기 60% 진행됐다더니 허허벌판
문제는 공사가 4년 째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사업 기간을 연장해 주고 있고, 인허가 취소 등 적극적인 행정조치도 고려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오전 취재진이 방문한 북구청소년수련시설 예정 부지인 신명동 104-7 일대는 황량했다. 북구는 해당 공사가 현재 60% 가량 진행되고 있다고 했지만 공사 진행을 위한 인부나 차량, 자재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공사 부지 바로 앞은 낭떠러지로 위험천만해 보였지만 어떠한 안전장치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진입로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 표지판만 있을 뿐 현장을 통제할 수 있는 안전 시설물이 전혀 없어 공사현장은 사실상 무방비로 방치된 상태다.

공사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청소년수련시설이 들어올 것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갖가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주민들이 북구 외곽지역에 청소년수련시설이 들어선다고 해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활기를 띄겠다고 기대했었는데, 부지만 훼손시키고 아무것도 진행된 것이 없다"며 "이제 주민들은 기대감도 사라지고, 해당 부지를 그냥 방치하기보다 뭐라도 들어서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부지는 ㈜신명바다청소년야영장이 지난 2014년 8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청소년수련시설을 짓겠다며 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인가를 승인 받았다.

# 자본력없는 업체 승인 특혜 시비까지
이 시설은 민간업자가 총 사업비 196억 원을 투입해 조성하는 사업으로 전체 시설 5만 9,875㎡ 면적에 관리사무소 1개동, 실내체육관 1개소, 캠프시설 47개동, 실외체육시설, 77면의 주차장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당초 사업계획에는 지난 2016년 8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사업비 조달 등의 문제로 업체와 대표자가 3번 가량 바뀌면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현재 북구는 올해 12월까지로 사업 기한을 연장 승인해 준 상태다. 계속되는 공사 지연으로 사실상 사업에 진전이 없는 상태지만 북구는 해당 공사가 현재 60% 가량 진행됐다는 이유로 해당 시설 인가 승인 취소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자본력도 없는 민간업체에 시설 건립을 승인해주고, 사업 기한을 반복적으로 연장해주면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구 관계자는 "현재 폭염기간이라서 공사가 잠시 중단된 것일 뿐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공사가 60%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중단하게 되면 이미 들어간 투자금이나 해당 부지 처리 과정 등 오히려 더 큰 피해가 있다"고 말했다.

시설 인가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서류나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인가를 내준 것이기 때문에 특혜는 없었다"면서 "민간사업체이기 때문에 자본금 등 내부적인 상황은 속속히 알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해당 사업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정혜원기자 usj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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