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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부동산시장이 '전세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하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집을 사려는 매수자가 사라지는 바람에 매매 거래는 반토막이 났지만, 대신 임대 수요가 늘면서 전월세 거래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의 주택매매 거래량은 952건으로, 지난해 같은달 1,636건에 비해 41.8%나 감소했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주택매매 거래량은 7,05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7% 줄었고 5년 평균치와 비교해서는 절반을 웃도는 51.9%가 급감했다.
 올들어 울산지역 주택의 매매 거래량은 1월 1,139건(-23.6%)으로 첫달부터 지난해 대비 20%가 넘는 하락률를 보였고, 2월 916건(-41.4%), 3월 1,150건(-17.8%), 4월 1,024건(-30.2% ), 5월 958건(-36.0)을 거쳐 6월 946건(-41.8%)으로 감소율이 40%를 돌파했다.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1월 2,017건(+21.3%)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상승출발했다가 경기침체 심화로 2월 2,024건(-7.8%), 3월 2,303건(-1.4%)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4월 들어 2,115건(+0.7%)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5월 2,111건(+8.4%), 6월 1,903건(+6.9%)으로 거래량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주력산업 침체로 주택시장이 끝없는 하락세를 이어가자 리스크가 큰 매매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울산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만큼, 한동안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전월세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력산업 침체와 공급과잉에 직면한 울산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직격탄을 맞아 1년 새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한국감정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작년 8·2 대책 직전 시점인 7월 말부터 올해 7월 말까지 1년간 울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6.23%로 전국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방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와 비교할 때 낙폭이 3배에 달한다. 


 심각해진 인구 유출도 아파트값 하락에 한 몫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을 빠져나간 인구는 1만2,100명인데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준이다.
 공급 물량이 계속 증가하는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내년까지 울산에 공급될 입주 물량은 1만6,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하반기에도 매매는 줄고 전세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울산의 매매가격이 큰폭으로 상승했고, 매물이 늘어나면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전세 대기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7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6만3,687건으로 전년동월대비 35.3% 감소했다. 5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24.5% 줄어든 수준이다. 전·월세 거래량은 14만9,458건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3.4% 증가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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