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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의 올 하반기 정기보수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연장근로 해소 방안을 찾지못한 지역 업계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후 처음 셧다운에 들어간 현대오일뱅크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거나, 탄력근무를 수회 나누어 적용해보기로 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근본해법은 요원한 실정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빠르면 이달말 2개 공장 모두 정기보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회사는 통상 2개월이 소요되는 정기보수를 완수하기 위해 1개월씩 2차례로 쪼개어 작업을 진행해 보기로 했다.
 이달 말에 셧다운을 시작할 경우 우선 9월 말까지 1차 보수공사를 끝내고 10월과 11월은 해당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단축해주는 방식으로 주당 근로시간을 맞춰낸다. 이어 11말에 다시 한달간 2차 보수를 거쳐 12월 말부터 내년 2월 말까지 같은 방식으로 근무시간을 줄여주면서 근로시간을 준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장근무를 해소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은 탄력근무인데, 정부가 탄력근무 적용기간을 3개월 단위로 묶어놓았기 때문에 이같은 복안을 짜냈다.


 탄력근로 시간제는 일정 단위기간 안에서 일이 몰리는 때 노동시간을 늘리고, 한가할 때 단축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평균 근로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그런데 2개월 연속 집중 근로를 할 경우, 초과된 근무시간을 해소하기에 남은 1개월이 너무 짧아 자칫 법규를 위반할 수 있다보니 3개월짜리 탄력근무를 2회에 걸쳐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2달을 집중 근무할 경우, 초과근무를 보상받기 위해 나머지 한 달을 모든인원이 한 꺼번에 쉬어야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공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며 "석유화학 보수기간이 짧으면 1달 길면 3개월씩 걸리는 만큼, 탄력근무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 또는 1년으로 연장해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업체들도 여전히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 정기보수를 앞둔 한화케미칼은 1개 공장당 700~800명을 투입해 2개 공장을 모두 점검해야한다.
 이 기간 집중근로를 통해 셧다운 기간을 한달 안팎으로 최소화하기로 한 상태지만, 이 경우 주당 근로시간을 준수할 수 없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많아야 1년에 한 번 하는 정기 보수 때문에 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도 없고, 공장을 하루 멈추면 수백억원대 손실이 생기는 상황에서 보수 기간을 늘릴 수도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지역 업계는 근로시간 제도가 바뀐 후 가장 먼저 셧다운에 들어간 현대오일뱅크의 정기보수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방향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10일부터 충남 대산공장의 정기 보수를 위해 제1공장(원유 정제 처리시설 및 중질유 분해시설 등) 생산을 중단했다. 생산은 오는 9월 10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과거엔 정기 보수 기간에 근로자가 2조 2교대로 근무했으나 올해는 3조 3교대로 전환했다. 3조 3교대로 근로자가 주당 56시간 근무하게 되면 반차를 지급하고, 빠진 인원만큼 외부 인력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10월 중 정기보수를 계획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현대오일뱅크의 정기보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사내 전문그룹에서 근로시간을 준수하면서 정기보수를 원활하기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우선 현대오일뱅크를 모니터링한 뒤 채택과 개선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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