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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댐은 1962년부터 1965년 사이 태화강 지류인 대곡천 수계 물을 얻기 위해 건설된 어스 필 댐(earthfilldam)으로, 높이 46·길이 300m이다. 유역 면적 124.5㎢, 홍수위 63.2m, 만수위 60m, 저수위 45m이고, 저수 총량 2,500만㎥, 유효량 2,000만㎥이며 용수 공급은 3,600만㎥이다.

이 댐은 울산공업단지 확장에 따라 소요되는 공업용수와 인근 지역 주민의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공업단지 인근에 댐을 축조하고 원수를 정수 처리해 공급하고 있다.

출장길에 몇 번이나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바리게이트로 막혀 있어 지나치곤 했었는데, 가뭄 때이기도 하고 함께 간 직원들도 있고 해서 용기내어 입구로 갔다. 청경에게 범서읍에서 왔다고 말씀드리고 물이 어느 정도 차 있는지 보고자 한다며 들어가도 되는지 물었다.

기록을 하여야 한다고 해서 명함을 주고 차를 타고 길을 따라 올라갔다. 그리고 둑 한쪽 빈터에 차를 세웠다. 같이 가신 이장님 한분이 둑 세울 때 와 보고 50년 만에 처음이란다. 감회가 새로우신가 보다. 둑에 올라서서 바라보이는 UNIST가 참 멋있게 보였다. 문득 양산의 법기수원지가 떠올랐다. 물은 60m 만수위에 비해 한참 밑돌고 있었다. 댐은 웅장하다기 보다는 소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이 조금만 더 낮으면 고래를 볼 수 있다고 이장님이 말했다. 갸우뚱하고 있으니 본인이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작은 언덕들이 만들어 낸 진짜 고래 모습의 고래였다. 사연댐은 1971년에 반구대 암각화가 발견되면서 지금까지도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휩싸여 있다. 자신이 물을 품으면 암각화의 고래들이 물 속에 잠기고, 자신이 물을  비우면 암각화가 숨을 쉰다.

50여 년 동안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운데 암각화의 손실은 지금도 더욱 가속화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을 위한 식수를 먼저 생각할 것인지, 문화적 가치를 먼저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여전히 찾지 못한 채 답 없는 길을 지금도 걸어가고 있다. 사연댐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답은 없지만 사연댐을 방문하고서 아쉬운 점 하나가 생겼다. 웅장한 멋은 없었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왕래가 없었기에 고즈넉한 분위기와 태고 적 신비로움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다.

이곳을 조금만 더 신경 써서 가꾸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오랜 기간 동안 편백나무나 삼나무 등을 길가에 심고, 숲을 조성했다면 어디에도 없는 울창한 아름다운 공원이 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사연댐을 좀 더 잘 가꾸어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고, 인접해 있는 경숙옹주 태실과 비, 유니스트를 연계해 관광 상품으로 만들면 양산의 법기수원지보다 나은 품격 있는 울산의 관광 상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식수원인 사연댐 개방에 따른 관리 부담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접근 금지구역 설정과 전망대 등 설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한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사연댐에서 고래 찾기 사진 대회를 개최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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