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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일이다. 이번 재선거는 가뜩이나 우울한 경제사정에다 특별한 정치 이슈마저 없어 선거운동 초반부터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게다가 북구지역의 선거 특성상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보수 대 진보'의 대결 구도가 판에 박은 듯 재현돼 식상한 유권자들의 발길도 잡지 못했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공천 당시부터 전략공천 카드로 혼란을 부추겼고 이 바람에 여권이 분열을 자초한 감마저 없지 않다. 물론 야권이 전례를 찾아보기 드물게 하나로 뭉쳐 단일화를 무기로 여권과 대결 양상을 보여 노동계의 원내진출이 다시 한 번 이뤄지느냐는 관심사가 상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보면 여권인 한나라당이 이른바 전략공천 카드를 들고 무명이나 다름없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수 있느냐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선거판을 유권자들이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것이다. 재 보궐 선거의 경우 언제나 역대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지난해 치러진 울주군수 보궐 선거도 34.13%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올해 치러진 전국의 재 보궐선거 역시 낮은 투표율이 일반화 됐다. 민심이 떠난 정치판은 썰렁하기 마련이지만 그 보다 등돌린 민심이 정치 냉소주의를 부추길 수 있기에 우려되는 점이 크다.
 이번 재선거에 북구 주민들은 신성한 자신의 권리를 반드시 행사해야 한다. 선관위가 40% 이상의 투표율을 예상하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대체로 30% 안팎의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저조한 투표율을 두고 주민의 참여의식 부재를 질타하기에는 우리 정치의 수준이 너무도 후진적이라는 점을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북구 주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정치 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선거 문화를 새롭게 바꿔나가는 모범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비록 선거에 대한 관심이 없고 언제나 자신과 무관한 그들만의 선거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하더라도 주어진 선거권은 신성한 국민의 권리다. 이 권리는 후보자나 정당에 관계 없이 주민 스스로가 우리 정치의 위상을 잡아가는 기회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유권자가 던지는 한표는 공직후보에게 유권자가 보내는 감시의 시그널이고 정치권에 보내는 국민의 준엄한 메시지다. 투표할 상대가 없어 투표장에 가지 않겠다는 것은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물론 정치에 대한 비판의 권리도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다. 적어도 차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하더라도 반드시 투표는 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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