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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은 밥 한 끼가 그립다. 전부이자 생명이다. 목숨과도 같다. 이 허기짐을 채워주는 일들은 나라도 구제 못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나라도 구제 못하는 일을 민간단체가 하고 있다. 사단법인 문화 쉼터의 대표인 강형식 목사님이 이 일을 매주 금요일마다 13년째 감당해내고 있다. 울산기독문화연대가 노숙인들을 위한 그 밥 한 끼 나누는 현장을 지난주 다녀왔다. 현장을 체험하며 경험했던 생생했던 봉사 활동을 지면으로 나누려 한다.


울산기독문화연대는 올해 3월 27일 울산에서 활동하는 50개 기독교 단체장들이 한 뜻을 모아 창립됐다. 각 교회에서 흩어져 문화 예술 활동으로 교회를 섬기는 예술가들이 하나의 취지로 부합해 결집해 모인 곳이 울산기독문화연대이다. 세상이들의 무관심 속에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문화 예술 재능기부로 봉사하고 하나님의 복음 사역을 기꺼이 전하는 일로 감당하겠다는 다짐으로 연대한 단체이다.
이번 제2회 울산기독문화연대의 봉사 공연에 참가자들은 울산 기독 문화 연대의 회원들을 비롯해 양주식 빌립아저씨의 마리오넷 줄인형 공연과 김승민, 홍승례 위원장의 노래와 색소폰 연주가 노숙인들의 인기를 끌어 모았다. 찬양과 연주가 울려 퍼질때마다 함께 일어나 춤을 추는 노숙인들의 흥겨움을 바라보며 뿌듯한 보람이 일었다. 그리고 문화 쉼터의 대표인 강형식 목사님의 아버지 재산을 가지고 멀리 떠나 허랑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아버지 집으로 다시 돌아온 탕자의 비유(누가복음 15장 11~32절)를 든 복음 메시지도 전했다. 복음이 전해 질때마다 아멘으로 대답하는 노숙인들의 기도가 가슴 뭉클하게 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사랑도 겸손히 낮은 곳으로 흐를 때 맑은 생수를 마시듯 시원스런 만족함을 안겨 준다. 가난한 이웃을 섬기는 일도 이와 같다. 한 조사에 의하면 나보다 타인을 내몸같이 혹은 더하게 섬길 때 그 기쁨은 두 배가 된다는 통계가 있고 사회 봉사 활동때 가장 큰 위안과 행복을 느낀다는 응답이 1순위였다.
요즘 우리나라도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소외된 곳에 밥 한 끼 먹는 것이 유일한 행복이며 절실한 곳이 있다. 주변에 그곳이 어디인지를 돌아보면 보인다.
독거노인이나 장애재활시설에 대한 보살핌은 예전에 참 열악했지만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사는 환경을 둘러보면 열악한 곳이 있다. 바로 노숙인들이다.
그러나 나라 정책으로도 모두 감당 못하는 노숙인들의 끼니를 민간 단체에서 이바지하고 있다. 이 노숙인들의 한 끼를 정부나 지자체에서 도외시 해서는 안된다. 노숙인들 중에는 한 때 잘 나가던 기업체 사장도 있었다. 그들이 왜 밥 한 끼 도움 주는 급식소 앞에 줄을 서 있을까? 밥 한 끼를 채우기위해 몇 백명이 줄지어 선 그 풍경을 직접 바라보니 한 숨과 함께 여러 생각들이 저절로 나왔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잘 먹고 잘 사는 나라와 도시 구현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밥 한 끼가 아쉬운 가난한 이들이 주변에 오늘도 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나라 정치구조가 이들에게도 전이되어서는 안된다. 이 가난한 이들도 우리 모두가 감싸야 하는 똑같은 민족이며 시민이기에 말이다.
밥 한끼를 위해 찾아온 급식소의 노숙인들이 울산 기독 문화 연대의 공연과 복음 메시지를 들으며 감격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아직도 눈에 아프게 아려 온다. 그리고 밥 한 끼의 고마움과 행복에 만족해 하는 그들의 겸손한 웃음이 아직도 마음 한 켠에 짠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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