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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실물경제가 말이 아니다. 산업수도라는 명성도 빛이 바래지고 있다. 공장가동률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수출1위 자리도 2개월, 연속 경상남도에 내줬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공장 신증설과 투자는 급전직하했다. 지금보다 내일이 더 암울할 수밖에 없다는 단적인 자료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 추락하고 있지만 낙폭은 수입이 한층 심각하다. 특히 원유와 철강 등 원자재의 수입 감소가 더욱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부가 발표한 '3월 울산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44억5천3백만 달러로 지난 2000년 지역통계를 작성한 이래 전년동월 대비 가장 낙폭이 큰 3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3월의 수입은 29억3천9백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49.3%나 주저앉았다. 절반이나 떨어진 셈이다. 1분기 전체의 울산 수출은 128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5.5% 감소했고, 수입은 96억 달러로 44.1%나 줄어들었다. 이로 인한 무역수지 흑자는 32억 달러를 시현했다. 하지만 무역수지가 흑자라고 해서 좋아할 일은 전혀 없다. 산업체 전반이 극심한 불황터널로 들어갔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경제가 호전되었을 경우 현재의 무역수지는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경기호전과 함께 원자재는 급등하게 되어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원자재의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비축 원자재를 늘여야 하는 것은 기업경영의 기본이다. 수출이 이처럼 감소한 것도 글로벌 경기침체만 탓할 것이 아니다. 세계경제가 다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잘 나가는 기업은 잘 나간다. 특히 고환율로 수출경쟁력이 오히려 향상된 우리 기업들이 이 호기를 잡지 못하고 세계경기부진 타령만 하고 있다는 것은 더욱 납득할 수 없다. 울산의 주력 업종이라 할 자동차와 조선은 지금이 수출을 늘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현대차의 소형차는 물량이 달릴 정도로 인기품목이다. 그런데도 각종 덫에 걸려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 역시 이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호기로 삼을 수 있다. 석유시추선 등과 같은 플랜트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호화유람선이나 보트 등 고부가 선박 건조에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다. 울산지역 전체적으로도 기존의 산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등 산업다각화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본다. 외부환경 탓만 하고 있다가는 언제 '산업수도'의 명성을 반납해야 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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