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일상에는 학교 반장 선거, 아파트 동대표 선거, 기관 임원선거 등 많은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대부분은 몇 십년 전과 마찬가지로 종이 용지에 기표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인터넷망과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이지만, 투표 방식은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종이 기표방식은 투표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고 기표된 투표지를 실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별도의 투·개표소를 설치해야하고, 유권자가 직접 투표소까지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 개표 집계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투표지가 잘못 분류될 소지도 있다. 다시 말하면 종이 기표방식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에 비해 비용, 인력,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요즘 흔히 말하는 가성비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래 전부터 투표방식 개선을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해 도입된 것 중 하나가 2013년도부터 민간선거에 지원하고 있는 온라인투표서비스(k-voting)이다. 온라인투표 서비스는 선관위가 이용을 승인한 기관, 단체 선거에 대해 PC와 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한 웹·모바일 환경에서 투표관리, 이용기관 관리자 대상교육, 시스템 기술지원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PC와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투표가 가능하다. 개표 결과 또한 거의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으로 인해, 한번 온라인투표서비스를 경험한 아파트나 단체에서는 계속 이용하고 있다.

온라인투표 보안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며, 투표 장면과 투표지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불안감도 생길 수 있다. 2009년 말 모바일뱅킹 도입 때도 역시 보안·개인정보 유출 등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국내 모바일뱅킹서비스 이용 현황을 보면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수는 9,977만 명으로, 이는 온라인 거래 보안성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 아닌가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행 온라인투표시스템 역시 휴대폰 본인인증, 키 분할 옵션 등 대리투표나 임의 개표 차단을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첫 도입된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투표서비스가 도입된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전국 4,000여 건 선거에 활용됐고, 울산은 현재까지 80여 건 선거에서 온라인 투표서비스가 이용됐다. 공동주택 대표 선거, 기관·단체 선거, 학생회장 선거 등 다양한 선거에 활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2016년 정의당 국회의원 후보자 경선을 시작으로 지난해 바른정당 대선 후보자 경선, 올해 자유한국당 경선과 민주평화당 대표 선거 등 정치권에서도 온라인 투표서비스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 서비스가 도입된 지 약 9년이 지난 지금 모바일 뱅킹은 우리에게 익숙해졌고 보편화됐다. 도입된 지 이제 5년 정도인 온라인 투표 서비스도 이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안전성도 검증되고 있다. 이 추세면 온라인 투표 서비스 역시 보편화가 멀지 않아 보인다. 더 이상 투표를 하기 위해 투·개표장을 만들고, 용지를 인쇄할 필요가 없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 멀리 떠나서 당일 투표가 어려우신 분들 모두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투표가 가능하다. 현재 계획 중인 주변의 크고 작은 선거가 있다면, 변화하고 있는 선거시스템을 접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온라인 투표서비스는 www.kvoting.go.kr로 신청 가능하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