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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다 할 쟁점 없이 밋밋하게 출발했던 '4.29 울산북구 보궐선거'가 투표 이틀을 앞두고 제대로 붙었다. 진보진영이 후보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채 독자적으로 후보 등록을 하면서 한나라당 후보의 완승은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이 역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선거일을 불과 사흘 앞둔 26일, 진보진영에서 단일 후보를 전격 발표하자 북구보선 지형이 급변, 박빙의 승부처가 되고 있다. 보수 대 진보 양 진영으로 전선이 명확해짐과 함께 유권자들도 선택의 고민이 줄어들게 됐다. 울산북구가 보수와 진보의 대리전장으로 가고 있다. 후보단일화가 발표되기 무섭게 이들 양 진영은 잇따라 지지성명을 발표하는 등 마지막 세 대결을 보였다. 먼저 보수 진영이 한나라당후보 지지 포문을 열었고 진보 진영도 이에 질세라 가용 인력과 방법을 총동원했다. 남북전쟁 이래 최대의 이념대립 격전장이 되고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그러나 선거판은 이 같은 선전전과 바람몰이로 승부가 갈리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총선이 아니고 보궐선거다. 때문에 지지층을 얼마나 기술적으로 결집하고 이들의 표심을 득표로 끌어올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나 거리유세장에서의 반응이 전혀 무관할 수는 없지만 결국은 누가 얼마나 많은 표를 얻느냐에 달렸다. 각 후보 진영은 이 때문에 선거운동 막판을 득표수 계산에 올-인하고 있다. 투표율을 최소 30%에서 최대 40%까지로 설정하고 각 경우에 따른 자신들의 표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종합 점검에 들어갔다. 손아귀에 확실하게 들어왔다고 판단한 표는 굳히기에 들어가는 한편,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만 지지를 밝히지 않은 유권자에 대해서는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고정 지지층만으로 당선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우호적인 유권자도 더 없이 아쉬운 처지다. 그리고 자신들의 표라고 생각하는 유권자에 대해서도 2차, 3차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모 선거상황실의 한 관계자는 "우리표로 계산을 했는데 결국은 반대표나 기권표 등 허수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아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입장이다"고 했다. 선거에는 그만큼 변수가 많은 법이다. 일단은 양 진영 모두가 이 같은 표계산에서 우위를 장담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보선에서의 당선은 그동안 엎치락뒤치락하던 판세와 관계없이, 끝까지 표 단속을 잘 한 진영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오늘 하루가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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