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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발(發) 돼지인플루엔자(SI)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28일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수 만도 1백50명을 넘어섰다. 사스나 조류독감의 경우 감염자는 많았지만 이로 인한 사망자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치사율이 극히 미미했다. 그러나 이번 SI에 감염된 환자들의 치사율은 지금껏 보고된 어떤 전염병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SI가 첫 발병된 멕시코 기준으로 치사율은 6%대에 이르고 있다. 감염자와 감염국가도 확산일로에 있다. 이 정도의 치사율과 감염 속도라면 제2의 에이즈에 버금가는 재앙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이 질병은 사람과 사람으로만 전염되는 에이즈와 달리 인수(人獸) 모두로부터 감염될 수 있어 위험강도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안전지대로 분류되었던 우리나라에도 추정감염자 1명이 공식 확인됐다. 추정감염자라 하면 아직 감염이 확인된 단계의 '확진환자'는 아니지만 상당한 의심이 가는 단계로까지 발전한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언제라도 확진환자로 발전할 수 있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울산시도 이 같은 SI의 감염에 대비, 총 11명으로 대책반을 구성하고 운영에 들어가는 등 적극 대처에 들어가고 있다.
 대책반은 구군보건소와 연계, 긴밀한 공조체제에 들어가는 한편으로 돼지사육농가와 해외여행자에 대한 홍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개인보호구와 타미플루 등 독감치료약 비축에도 각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SI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제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제도적 시스템도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SI가 지역에 발병할 경우 대혼란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책반을 구성했다고 하면서 SI에 따른 예방조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에 대비한 행동요령은 알고 있어도 SI는 이번이 처음이라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형편이다. 특히 SI는 법정전염병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아 매뉴얼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니 구군 실무자들에게까지 제대로 침투될 리 만무하다. 예찰과 방재, 이동제한, 살(殺)처분과 같은 단계별 매뉴얼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SI를 법정전염병으로 등록하고 범정부적인 차원에서의 통제가 뒤따라야 할 것은 물론이다. SI는 벌써 수천만 명을 죽음으로 내몬 20세기 초반의 스페인독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속한 대처만이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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