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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다. 법정공휴일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업장이 일제히 문을 닫고 휴무에 들어간다. 또 이 날을 기념한 각종 행사도 전국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념마라톤대회를 비롯한 문화축제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그동안 일로 찌들었던 몸과 마음을 이날 하루만큼 편히 쉬게 하자는 취지다. 특히 이 날은 노동의 가치와 신성함을 대외에 천명하는 날이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자본의 횡포에 시달렸던 지난날의 노동역사를 반성하고 다시는 이 땅에서 노동자들이 부당한 간섭과 탄압을 받지 않도록 하자는 결의를 다지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나 노동의 소중함 못지않게 자본의 소중함도 알아야 한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경쟁이 강화될수록 국부는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되어 있다. 우리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경제 전반을 대외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국부, 자본의 우위를 잃게 되면 국제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경제기반을 온전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도 기업의 경쟁력 제고는 절대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우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기업은 세계적인 경기위축으로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노동의 권익만을 앞세우다가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기업 전체를 송두리째 날려버릴 수 있다. 기업이 살아야 노동을 할 수 있고 그 대가도 받을 수 있지, 기업이 문을 닫고 나면 모든 것은 허사가 되고 만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미증유의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공장 신증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감산과 감원 등 감량경영으로 몸집을 줄이기 위해 혈안이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을 비롯한 우리의 강성노조들은 기업의 절박한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올 임단투에 몰입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근로자의 날인 1일을 맞아 서울시청광장에서 대규모 반(反)정부집회를 강행하려 한다는 것에서도 이 같은 기류는 충분히 감지되고 있다. 울산 역시 그동안 초강성노조의 대명사격이었던 현대차노조가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동시에 하게 되는 올해를 결코 조용하게 넘기지 않을 분위기다. 특히 주간연속2교대제의 전면 실시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노사평화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경영이 순항을 하고 있을 때도 기존의 근로조건 변경은 쉽지 않은데 지금과 같은 위중한 경영난에 이를 전격 시행하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억지다. 근로자의 날을 제정하게 된 참 의미를 되새기는 하루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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